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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제목을 써놓고 쓰려고 했었는데

동창회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고 시간도 두달이나 흘렀기에 그만두고 말았었어요.

그런데 어제 동창회장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앨범을 받게 되어 감회가 새로와서

이글을 씀으로 마무리를 짓기로 하였습니다.

 

총 동창회장이라고 그렇게 까지 철저히 수고를 해 줄수가 있을까요?

쿠루스 가는 날 5기 모두에게 각각 전화해서 안부를 물어 주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이렇게 앨범까지 만들어 5기 20명에게 보냈답니다.

가히 세상에서 최고의 회장이라고 추켜 주어도 부족할 것 같아요.

 

이 앨범은 5기 우리들의 60회 생일 기념이라고

겉장에는 고교 건물 사진을, 첫 페이지에는 기념 케익을 사진 찍은 것을 붙여 놓았고

기별 단체 사진들과 여기 저기 동창회 스냅 사진들을 넣었을 뿐만아니라

각 개인이 패션쇼에 나가 뽐 내던 사진까지 동봉한 개별적인 것이에요.

이것을 혼자 만드느라 몇날 며칠 잠을 서너시간 밖에 못잤다는 것이니

분량도 상당하여 두툼한 앨범을 받고 얼마나 감동을 했는지요!

아주 젊고 이쁘게 나온 내 사진을 두어 장 건진 것도 또 기뻣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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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쿠루스 여행을 마친 직후 동창회가 열리는 월셔 호텔로 들어가 이틀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도착하여 한국에서 동창들이 보낸 후원금으로 식당에 가서 순두부 찌개 음식을 먹고

낮에는 엘에이 한국타운을 다니며 샤핑을 하였습니다.

 

그후에 호텔로 돌아가 파티에 입을 드레스들을 나눠 입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매년 동창회 때마다 드레스 홀 세일하시는 2회 선배님이 참석자 모두(100여명)에게 주시는 선물입니다.

가지각색 색갈과 디자인의 드레스를 내놓고 골라 잡아 하나씩 입는 것이죠.

이일은 유명해져서 이 일을 아는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 일이지요.

 

화려하기로 대부분 어깨를 드러내고 입는 옷이고 어떤 것은 아주 야한 것도 있어요.

우리가 이런 옷을 언제 입어봅니까?

몇년 전 처음에는 야한 것들을 사양하더니 해가 갈수록 대담해져서 모두가 잘 소화해 내고 있습니다.

 

드레스를 갈아 입으면서 몸매를 자랑하는 것처럼 여자들에게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요?

나는 집에서 가져온 소박한 옷을 입으려고 했었는데

분홍 메탈릭 드레스를 입어보니 마음에 들어서 그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옷을 잘 맞게 줄이고 단을 자르는 일은 선수인 내가 했습니다.

정식 수선을 할 도구는 없으니까 눈가림으로 거칠게 하는 것이죠.

여러명 것이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모두가 도와 주어서 재미로 떠들면서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부터 동창회 준비가 시작 되었습니다.

어제 다 못 끝내었던 수선을 마치고 나서 몸 단장을 시작하였습니다.

광희 후배는 우리 모두에게 눈섭을 달아 준다고 준비를 해와서 놀래켰어요.

그래서 결혼식날 이래로 해본 적이 없던 눈섭을 모두가 하나씩 얻어 달기 시작 하였죠.

 

제일 젊잖은 정례에게 눈섭을 달아 놓고 보니 얼마나 귀엽게 변하는 지

어릴때 반짝이던 눈 빛을 다시 회복한 것같이 아주 기가 막히게 좋았어요.

나는 좀 어색해서 눈이 제대로 떠지는 것 같지 않았으나 그냥 참아 보기로 하고..

 

머리는 깍사인 순자가 스프레이를 뿌려 부풀려 주었습니다.

틈을 내서 한번 더 라인댄스 스텝을 밟아 보기로 하였는데 그동안 안 잊어 버린게 기특했구요.

다들 치장..화장 ..변장을 마치고 내려가 보니

후배들 선배들이 와서 패션쇼 스테이지도 꾸며 놓고

음식도 대단히 차려 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주 동창회 때문에 몇번 만나게 되었거나 홈피에서 알게 된 선후배가 인사하고 껴안고 난리들이었어요.

 

패션쑈는 이번 해에 특별히 한 것인데 기증자인 애옥 선배님이 바쁘셔서 못 오셔서 좀 섭섭하더라구요. 

오셔서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 하셨을까...하구요..

우울증에 걸려서 힘드셨다가 후배들에게 옷 제공하는 재미로 더 열심히 일하시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어요.

어벙한 나는 쿠루스에서 미리 연습한 고양이 스텝도 익히 알고 있었는데

그 위에 올라가니 또 엉기고 말았구요.

 

그러나 그 위에 올라가 마음껏 왔다 갔다 하며 재롱을 피우는 송호문 선배님, 

철저히 준비해서 굉장한 쇼를 보여준 광희 후배도 있어서 웃음바다가 되었어요.

세명을 뽑아서 쎅쉬상, 우아상, 망그러쥐상인가를 주기로 하고 춘자후배의 남동생이 심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춘자후배는 동생뿐아니라  교회 식구까지 동원하여 우리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어요.


심사 기준은 누가 제일 많이 깨지나? 라나 자기는 연상을 좋아한다나 하면서 웃겼는데

어떤 친구는 돈을 상납하기도 하고

몸을 납작히 엎드려 절하기도 하며 아부를 하여서도 웃겼습니다.

 

결국 우리의 호프 혜련이가 쎅시상을 받았죠.

혜련이는 우리 중에서 제일 예쁘고 몸매가 좋아서 우리가 지목하고

우산까지 갖추어 내보내었는데 과연 상을 받아왔어요. 얼마나 모두 흥분하고 좋아했는지!  

상으로는 예쁜 서양난 화분이었어요.

뉴욕까지 가지고 갈수가 없어서 우리의 수고한 회장 연재에게 준다고 들었습니다.

 

그 후에 각 기별 장기 자랑 시간이 있었는데 우리는 다 나가서 준비한 라인 댄스를 추었습니다.

남행열차 노래 씨디가 있었더면 더 재미있었을텐데..좀 아쉬웠죠..

4기 선배들은 작년에도 그랬다더니 얼마나 발랄한 연기를 하면서 춤을 잘 준비해왔는지 모두가 놀랐습니다.

 

경품티켓을 뽑아 경품을 나눈 후에 마지막으로 한바탕 춤을 추고야 모든 것을 끝을 맺었는데

출구로 나오는데 보니 그 패션쇼 사진을 그사이에 현상인화 다하여 판매 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그런 아이디어로 동창회를 잘 굴러가게 만든 회장단의 아이디어에 감복을 하면서

내 사진을 뽑아 들었습니다.

이렇게 재미 있으니까 매해 오고 싶어지는 것이에요.

 

앨범을 열며, 홈피에 나온 동영상을 보며, 그날의 모든 일들을 생생히 다시 기억 해봅니다.

몇사람의 헌신과 창의력으로 이런 신나는 일이 만들어졌군요. 

미주 신년 동창회의  모든 일이 가능케 해준 여러 동창, 선 후배님들께 감사하며

특히 회장님께 감사드리며 때 늦은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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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To Remember ... Nana Mousko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