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삶에서는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주어지는 어떤 기회라는 것이 있는것 같다.
이번에 2주간의 일본여행과 1주간의 네팔여행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오랜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떠난 남편과 기러기가족 생활을 한지도 벌써 6년이 지나
3개월 안식을 갖게된데다, 나도 그동안 하던 일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또다른 삶을 계획하는 시점에 오게 되었다.
그사이,호주나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머리에 떠올리고 있을때

동경에서 40년간 화가로 활동하는 남편친구 김씨가
자신이 3년째 주관하는 네팔 그림그리기 여행을 같이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것은 네팔의 안나푸르나 지역의 산골 나우리곳에서 초등학교 학생들과 같이
그림그리는 프
로그램인데, 150명의 주민중 학교의 학생은 35명 정도.
이 산밑의 고방이라는 마을에는 100가구에 학생이 100명 정도되는 오지이다.
1년에 한번씩 외부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와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 마을의 최고의 날이며
온 주민이 나와 축제를 벌이는 날이다.

모험심과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은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 것이라고 종용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2월 초 일본 동경에서 만나 2주간 여행하고
2월 14일, 그날이 바로 발렌타인 데이 였지. 방콕을 거쳐 네팔을 여행하게 되엇다.

그러나, 나리따 공항에서 만난 일본인 그룹은 주로, 화가, 미술선생님, 음악가, 약사, 은퇴한 유치원 선생님, 산악가,등
여러 분야의 나이든 사람들이고, 아주 친절했지만  아주 간단한 영어도 소통이 안되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김씨의 통역을 통해서만 모든 것을 해결해야했다.
 
네팔의 수도 카드만두에 도착해 우리가 하루 묵은 곳은 sunset view hotel.
일본 여자가 이곳에 왔다가 네팔인 Arjun 을 만나 결혼하여 운영한다는 이 호텔은
그래서인지, 일본식으로 정원이 아주 아름답게 가꾸어져있고 , 높은 지대에 있어서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었다.
로비에도 주로 일본책이 많았고, 방명록을 보니 주로 일본인이 숙박한 기록이라
간혹, 영어와 한국어도 보일때면 너무 반가왔다.
우리는 유엔 지정 문화유산지라는 patan 이라는 곳을 걸어 나가며
뿌연 흑먼지를 일으키면서 빵빵 대는 오토바이족들과, 택시들의 질서없는 혼잡길을
간신히 빠져나가야 했다.
와, 수없이 많은 불교와 힌두교 신전과 동상들.
인구의 90%가 불교와 힌두교라니 이해도 되지만,
자신의 안녕과 복을 비는 인간의 원초족인 욕망이 이렇게 진지하고 무서운 것일까?

월요일 아침 우리는 Buddha 비행기로 40분간 이동해 포카라에 도착했다
소형비행기라 낮게 떠서 히말라야의 깊은 계곡과 산 절벽이 그대로 또렷이 보인다.
저기 everest 가 보인다고 망원경을 들이대며 흥분하는 사이에 포카라에 도착했고
우리는 다시 이곳에서 또 5인용 헬리콥터를 타고 높은 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활주로를 달리지 않고 그대로 곧장 위로 오르는 헬기.
처음 타보는 것이기도 했지만, 모든 시설이 5,60년대에 준하는 이곳에서
과연 이 헬기가 안전하게 내 생명을 이동할까 하는 두려움과,
산 바로 위를 나르기 때문에 태고의 산 계곡과, 호수와 눈산 등 기가 막히게 펼쳐지는
자연의 경관앞에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
눈산이 바로 앞에, 안나푸르나 계곡은 손을 뻗으면 그대로 잡힐 듯한 깊은 절벽과 계곡의 진상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 헬기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이 속속들이를 어떻게 추적할수 있엇을까
그리하여, 대대로 살아온 이곳 조상들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자연의 신비앞에서
멀리서만, 그렇게 많은 신을 만들어 숭배하고 경외하는 종교가 생긴 것이겠지.
인간의 외소함과, 신의 위대함.

저 멀리 산 꼭대기의 빨간 지붕의 그림같은 집.
마치 이곳에서는 궁궐처럼 보이는 집이 우리가 도착하여 묵을 호텔이란다.
해발 2,650 미터.
믿기지도 않게 헬기는 가볍게 이 집 모래마당에 내려 앉는다. Thasang village, Nauricot.
2명의 원주민이 우리를 환영하며 문앞에서 북을 치고 있는데, 
남편은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들 앞에서 장단 맞추며 덩실 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Nam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