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날씨도 매서웠지!~~
그분
큰어른
김수환 추기경님의 장례기간동안은.....

그분이 이 나라를 우리민족을 사랑하며 사시느라구
얼마나 고뇌하며 마음앓이를 앓으셨는지
하늘도 알고 있었던것 같았다.

그분이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뵈려고
명동을 찾아 나섰는데
충무로역부터 명동역까지 줄나래비 선 조문 행렬이 다 인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인파의 맨끝을 찾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구비 구비 명동 삘딩숲을 겹겹이 싸고있는  인파속에 
찾아낸 조문 행렬은 거친 산야를 돌고 돌아 휘돌아 감기는 강줄기도 같았고
노고단 산 꼭대기를 오르는 지그재그의
산길과도 같았다.

두줄로 질서 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유유히 흐르는 강물같이 보일거란 생각을 하며
참 이럴 때 우리나라 민족의 위대한 심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질서와 단합이라는 대동의식이 결여된 민족이라고
감히 누가 이광경을 보고 말할수 있겠는가?

곳곳에 개방된 빌딩의 화장실~~
추위를 녹이라고 제공되는 차한잔의 따스함을 전하는 익명의 천사들~~ 
그리고 그누구도 새치기하려는 얌체같은 마음을 발견할 수 없었던 질서~~

3시간간 반이라는 긴 시간을
노상위에서 추위와 맞서 보냈지만
기다림의 미학을 체험한 아주 귀중한 시간을 보내게 된 나는
길위에서의 시간이 그리 길게만 느껴지진 않았다.

이웃같이 다정한 말을  건네는 조문객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
그분의 사랑이 녹아들고
간간히 침묵중엔 하늘에 상달되는 기도도 올리고.....
그분의 생애를 묵상하며 추모의 눈물도 감추기도하고.....

마침내
명동성당 안에 안치된 그분의 유해에 묵념을 드리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흐느껴 우는 어느 젊은 처녀의 모습을 뒤로하고
코스트홀로 미사하러 들어 가니
여기도 미사시간 기다리는 줄이
질서정연한데
추위에 떨었던 나와 친구의 모습에서 한기가 느껴졌는지
미리 서있던 생면부지의 자매가
따뜻한 손을 대고 비벼주면서
얼마나 고생하셨냐고 위로 해주며
건네준 털장갑엔 따스한 온기가
손끝에서 심장까지 전해지며 마음까지 따듯해 짐을 느낄수있었다. 

날개없는 천사들이 도처에서
작은 이웃사랑을 실천 하고 있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이 전해지며 눈시울을 시큰하게하였다.

내 바로 앞에 선 한 젊은 자매는
화장실 가더니 종무소식~~
한참 만에 발갛겐 언 물묻은 손으로 나타났는데
많은 인파가 쓴 화장실 바닥까지 물걸레질 청소하고
넘치는 화장지 한곳으로 모아 놓고 오느라 늦어졌다며
수줍게 웃는 모습에서
또 한 천사를 발견하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미시후 늦은 시간 전철을 타고 집에 오면서
내내 내머리를 떠나지 않은것은
그분은 우리에게 아주 큰 사랑을 남기고 떠나셨지만
소소한 사랑을 실천하는 우리 이웃들 가슴에도
혈관속의 흐르는 따뜻한 피처럼
모진 한파가 휘몰아치는 한겨울 같은 세상에도
훈훈하게 세상을 데워주는
사랑의강이 흐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겨울은 춥지만은 않은것이고
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아름다운 곳이란 것이며
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구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수가 있는 하루였다.

천상에서 인자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시며
'그래 그래
사랑은 그렇게 나누는 것이야!
참 착한 나의 양떼들아!~~~
고맙다.~~~~'
그분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것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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