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구름 지나간 후 파란 하늘이 비칠 때
골든게이트 공원으로 바람이 불었다.
오션 비치에는 개따라 사람따라 나온 이들이
모두 모래 백사장을 거닐고
높은 파도는 하얀 물결을 길게 일으키며 밀려오고
멀리 큰 화물선은 골든게이트로 들어 가고 있었다.
풍차가 있는 벤치에는 여기저기 앉아 책을 읽는 이들
사진 찍는 이들, 바람 쐬러 나온 이들이
꽃을 더욱 예쁘게 더해 주고 있었다.
호숫가엔 하얀 꽃들이 점점이 피어 있고
체리꽃은 몽우리져 수수를 튀겨 놓은듯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물 위엔 오리, 청둥오리, 갈매기가 사이좋게 놀고 있고
쌍쌍이 수상 자전거를 타는 이들도 사이좋게 놀고 있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내일 다시 와 봐야겠다.
화살표를 따라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찾아가듯
경숙 후배의 글이 꼭 그렇게 나를 끌어당기네요.
일곱송이 수선화의 화음이, 벌꿀향이, 향긋한 봄내음이
내게 손짓하는 가 하더니 꿈같은 동산이 나타나는군요.
맨 밑의 사진! 오리들 한가롭게 노닐고
시냇물 잔잔히 흐르는 그곳으로 불현듯 날아가고 싶군요.
늘 느끼지만 경숙 후배의 사진 속 풍경은
너무 웅장하거나 커서 질리게하지 않고
선뜻 다가서고 싶은 정겨운 고향같아요.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기운이 감싸고 있어요.
봄이 더욱 익으면 그곳에서 돗자리 펴고 도시락 까먹고 싶네요.
용상욱님도 계시네요.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안녕하시지요?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자동셔터로 해 놓고 뛰어가서 저렇게 폼잡고 찍었을리는 없고.ㅎㅎ
경숙이 남편께서 찍으신거지?
경숙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우시면 늘 이렇게 예쁜 꽃 앞에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모습을 담아 주고 계시는걸까?
꽃을 보니 완연한 봄의 느낌이구나.
봄은 경숙이의 발 아래 이미 와 있는데 뭘~~
사람도 아름답고 꽃도 아름답고, 한가지 나무랄데가 없네.
이 곳도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요즘은 옷이 많이 얇아졌단다.
이번 주중으로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또 예년 처럼 여기저기서 새 순들이 고개를 내밀겠지?
근데 왠일인지 새 봄이 기다려지지 않네.
그냥 겨울 속에 남고 싶어.
그러면 봄이 올 기다림으로 지낼 수가 있단다.
봄은 느끼기도 전에 금방 여름이 되어서(내가 제일 싫어하는)
또 땀 흘리며 무지막지하게 더운 여름을 보내겠지.- 꼼짝 않고 지내는 방법 없나?
경숙이 사진과 글로 기분 상큼했는데,
언제나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내 글 쓰기 수법은...............
나도 못말린다. ㅜㅜ
앤공주도 여름을 싫어하시는군요.
외출만 했다하면 런닝셔츠 등 갈아입어야 하는 여름 정말 고역입니다.
에어컨이라는 게 많이 커버해주지만...
새봄이 기다려지지 않는다는 말이 제 가슴에도 박힙니다.
하지만 저는 겨울이 무서워요. 제 절친한 친구와 妹弟, 아저씨 등
3명이나 벌건 대낮에 광화문 같은 인파도 많은 곳에서 넘어져
步道턱에 머리 부딪혀 즉사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요.
저는 너무나 짧아 늘 아쉬운 봄,
그중에서도 여름과 봄의 길목인 늦은 봄, 晩春을 제일 좋아하지요.
안타깝게도 우리가 항상 낭만과 꿈에 젖어 살 수는 없지요.
현실과 낭만, 日常과 꿈 사이에서 늘 허둥지둥, 오락가락 사는 게 인생이니...
그나저나 11기 방에 들어와서 두 번이나 댓글을 쓰니 눈치가 보이네요.
앤 공주 님 , 경숙 님 늘 건강하세요.
용선배님은 저에게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 같아요.
주님께선 늘 저에게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고 잡아주시지요.
용선배님께서도 항상 먼저 저에게 찾아와 주시네요.
조용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가오시는 선배님이 좋아요.
파란 하늘에 활짝 피어 햇빛에 빛나는 자목련이
눈이 부시고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웠어요.
백목련은 아직 덜 핀채 수줍게 숨어 있었고요.
혹 샌프란시스코에 오시면 제가 돗자리 들고 따라 나설께요.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 백사장도 좋고
어린 소녀들이 깔깔거리며 웃고 노는 파란 잔디밭도 좋겠지요.
호숫가 벤치에 앉아 있으면
섬에 정자가 있고 정자 옆에 이름모를 하얀 꽃나무가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정자 오른편엔 폭포가 층층이 시원하게 흘러 내리고 있고요.
물오리들은 곁눈질로 우리들을 보며 왔다갔다 왔다갔다.....
용선배님, 물병에 소주를 잔뜩 담아 오셔야 할꺼예요.
광희야, 잘 지내지?
샌프란시스코에 올 때면 귀동이도 함께 와야해. 알았지?
그리고 속엔 수영복 그 위에 반팔 반바지. 그 위엔 쉐터에 치마나 바지 입고
또 그 위엔 가죽잠바 같은것 입어도 돼. 스카프도 좋고...
일년 사시사철 언제든지 그렇게 입고 있으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좋을꺼야.
갈 때마다 하나씩 벗고 또 하나씩 입고...
온실에서 꽃을 키우는 Conservatory of flowers 앞 잔디에는
젊은 남녀들이 비스듬히 누워 사랑의 밀어를 나누고 있고
꽃시계는 그들에게 무엇을 말해주고 싶은지 그윽히 내려다 보고 있다.
이제 일본 정원을 지나 Botanical Garden 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저 두 분 뒤만 따라 다니면
GOLDEN GATE PARK 구경을 제대로 하는 거지요?
아직 시각이 2시 10분(?) 정도니 시간은 충분하군요.
돗자리에 비스듬히 앉아 소주 마시는 모습! 생각만 해도 즐겁습니다.
자목련에 벚꽃에 경숙이 글엔 봄이 이미 왔네
사진이 점점 더 구도나 색깔이 좋아져서 봄 느낌을 더해주고 말야.
봄은 겨울이 남긴 바람이 옷깃으로 스며들어
실제로는 겨울보다 더 추운 것같아.
그렇다고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닐 수도 없고.
경숙아,
요즘 김연아동영상을 어느 누가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인터넷에 돌아다녀 퍼왔는데 함 봐봐.
김연아를 보면 봄이요, 꿈이요, 희망이요, 뭐 그런 느낌이 늘 들었거든.
잠시 네가 올린 배경음을 끄고 영상감상해봐.
너가 올려준 봄빛에 대한 나의 봄 선물이야
경숙후배!!!!!!!!!!!!!!!!!!!
너무 반가워~~
우째 이번 신년 동문회에 못 왔지??
경숙후배가 꼭 오는 줄 알고있었는데.......
내년엔 우리 6회가 환갑이쟎아?
그래 마지막 50대의 마지막 청춘을 불사르려고 해.
박광희랑 이 몸이 사회를 맡아 한번 진짜 멋드러지게 신년동운회를 해 보려고하니
내년엔 어떻게든 꼭 오시게나~~~~
근데, 어떻게 이렇게 살을 많이 뺀 거야?????
쌘프란시스코에 봄이 찾아왔는 가 보네~~~
이곳도 봄이 오는가 했더니, 비가 모면서 날씨가 다시 싸늘해졌다네~~~~
늘 아르다운곳을 찾아 다니는 그 정서와 여유로움이 많이 부럽네~~~
아름다운 계절과 함께 행복하길......
술은 입으로 들고 사랑은 눈으로 든다고 했던가요.
아름다움 또한 눈으로 드는가 봅니다.
(용선배님은 사랑을 마음으로 드는것 같구요.)
언제봐도 사랑스런 강아지와 김춘자 선배님의 모습은 정말 예뻐요.
올해는 놓쳤지만 내년엔 예쁜 모습으로 꼬옥 인일모임에 가볼께요.
김춘자 선배님의 멋진 사회로 신나는 인일의 밤이 되겠네요.
보테니칼 정원은 가운데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빙 둘러가며 많은 꽃들과 나무, 풀들이 심어져 있고 철따라 꽃이 피는데
무엇보다 내가 좋아 하는 것은 하나하나에 이름표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김경숙 안광희 전영희 김춘자 용상욱....
앞쪽엔 주라기 공원에 나오는 큰 식물들이 자라고 있고....
빨간 동백 분홍 동백 하얀 동백 큰꽃 동백 작은꽃 동백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밑에는 새빨간 동백꽃들이 떨어져 수북히 쌓여 있다.
렌즈 큰 카메라를 든 사람들은 느긋하게 서서 바라만 보고
어깨에 큰 비디오 카메라를 맨 기사는 모델을 따라 다니느라 바쁘다.
오늘은 정말 감동적인 꽃을 보았다.
자그마한 키에 잎도 없이 노란꽃이 피었는데
모두 꽃들이 땅만 바라보고 숙여있다.
신비한 나라 네팔에서 이민 온 꽃이다.
부끄러워서 일까?
태어날 때부터 겸손해서 일까?
행동이 지식보다 앞설 때 지식이 더욱 빛난다 했는데
이 꽃을 보니
인일동산에서 선행을 하시면서도 부끄러워 하시는
선배님들이 생각난다.
전영아, 정말 고마워.
동영상 정말 잘 만들었다. 아름다워.
내가 얼음 위를 날아다니고 있는것만 같애.
어쩌면 영희는 더 멋지게 노래하며 춤출 수 있을거야.
그 노란 꽃 이름이 궁금하군요. 아마도 대로 보아 1년초는 아닌 듯싶고...
나도 그 비슷한 꽃을 작년에 태안의 나문재에서 본 듯해요.
거기 사장도 이름은 모르고 몇 년 전
兄이 독일에서 가져다 심고 죽은 줄 알았더니
3~4년 만에 꽃이 처음 피었다고만 하더군요.
근데 거기 식물원에 용상욱 명찰 단 꽃도 있어요?
그 꽃은 어떻게 생겼어요? 사진이라도 보고 싶네요.
나처럼 키가 작고 두루뭉툭하고 시커먼 꽃(?), 아님 나무(?)일까?
경숙 후배께서 정원을 통째로 사셨나봐요. ㅎㅎㅎ.
내 이름표도 달아줘서 고마워~~
내년엔 우리 전영희후배도 우리 6회하고 함께 오면 어떨까????
와서 사진도 찍어주고, 동영상도 올려주고.........
꼭 와줘~~~~~~잉
부드럽고 길쭉한 타원형 잎이 윤기가 흐르고 도톰했어요.
꽃은 사시사철 피어있는데 꽃술은 노랗게 가운데 있고
꽃잎은 새빨갛고 탐스러운데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어요.
용선배님, 그 꽃나무는요
Edgeworthia Gardneri 라고 써있고요. 영어이름은
Evergreen paperbush 래요.
용선배님 이름표가 붙은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었지요.
아직 일러 잎도 나오지 않았지만 풍성하게 우거진 가지를 보니
그 속에서는 수 많은 새가 깃들 수 있고
그 밑에선 수 많은 사람들 수 많은 연인들이 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한 연인들은 오랫동안 앉아 마주보고 있었어요.
저는 그 나무에 손을 대고 서 있었어요.
보이지는 않았지만 용선배님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져 오는 것 같았지요.
이제 파릇파릇 파란 잎이 돋우면 얼마나 예쁠까요?
기다려지네요.
상록수이면서도 향나무처럼 늘 그 색깔 그 모양으로만 있는 것도 아니고
봄이 오면 잎이 새로 돋아나기도 하고 키에 비해 푸근한 품자락을 갖고 있는 나무!
나무에 대해 무지 무식한 나이지만 저 나무만은 문신처럼 기억할 게요.
젊은 찬양팀과 모여 저녁 먹고 찬양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 힘들어 하고 걱정스런 때 입니다.
일차 감원에서는 살아 남았는데 또 감원이 있을 것 같다 합니다.
그러나 나만 살려달라 기도 못하는 이들입니다. 나대신 누군가가 짤려야만 하니까요.
그래도 찬양할 때에는 힘이 솟고 마음이 평안해진다고 모두들 한마디씩 합니다.
뛰다 넘어질 때도 있겠지요.
그래도 일등은 못하겠지만 벌떡 일어나 끝까지 열심히 달려야 겠지요.
비오다 반짝 햇빛이 비출 때면
잠시 공원에 나가 걸으며 심호흡을 크게 하고 상쾌한 바람을 맞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꽃과 새들과도 인사를 나눕니다.
잔디밭에 곱게 피어 있는 하얀 꽃이 잔잔하니 정겹기만 합니다.
여긴 벌써 봄이 와 있구나.
경숙아 아주 오랫만이지.
선후배들과 정담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 새 너 더 이뻐진 거 같다.
1등을 못하더라도 일어나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말도요.
1등! 1등! 잘난 사람! 머리 좋은 우리 딸,
잘 생긴 옆집 아들, 똑똑한 우리 OO학교 출신들,...
그렇게 멀미나고 이기적인 이야기가 아닌...
거긴 어제 밤새 비님이 주룩주룩 오셨다고요?
여긴 그제 어지간히 비 같은 비가 종일 내렸어요.
낮에 오는 비는 역시 좁은 車안에서 와이퍼 간간히 돌리고
지붕 위 쏟아지는 비소리 伴奏들으며 가슴으로 담는 시간이 외롭고 좋아요.
네가 들어와 얼마나 좋은지 몰라.
나 예뻐진 것 같니?
네 눈이 더 예뻐진 것일거야.
벌써 명희 마음에도 봄바람이 불어왔지?
상큼하게 새로워진 명희모습 빨리 보고싶다.
용선배님. 오늘 낮에도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에 구름사이로 해가 반짝이는 것을 보며 해프문베이로 나갔는데
산을 오르기 전부터 내리던 비는 다시 돌아올 때
산을 다 넘으니 또 해가 비추더군요.
비가 억수같이 뿌리치는데도 저는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어요.
차 안에서 비를 맞으며 바라보는 풍경도 좋고
선배님 말씀처럼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음악도 좋았어요.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 라는데 우리 세대와는 먼 것 같아요.
가는 길 꽃 화원에 장미 한 다즌에 10불이라 적혀 있더군요.
전에는 6불정도 했는데....
그거 필요 없으니 밥이나 먹자 했어요.
해프문 베이에는 조그마한 식당들이 있는데
맛은 최고지요.
바닷가에선 이태리 식당이 제격인것 같아요.
칼라마리 스테이크와 Cioppino, 토마토 소스에 게와 홍합, 조개, 새우, cod 등 해물이 들어간
따뜻한 해물탕을 먹었습니다.
칼라마리는 오징어 같은건데 다리가 좀 짧아요.
넙적하게 스테이크로 나오는데 부드러우니 입에서 살살 녹아요.
신기하게 요리도 잘 하대요.
샤도네와 잘 어울리는 짝 같아요.
한번 드시고 싶죠?
하프 문 베이에는 싱싱한 해산물 요리가 풍성한 가 봐요.
토마토 소스로 만든 해산물 스파게티! 침 넘어가네요.
칼라마리는 처음 들어보는데 그렇게 맛이 있어요?
그리고 난 사실 엄청 村사람이라 샤도네 등 와인종류는 잘 몰라요. 주로 소주지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경숙 후배가 올리는 사진은 그냥 내가 어린 시절 익숙하게 보아오던
산과, 들, 해변의 풍경입니다. 이 사진 또한 얕으막한 邱陵과 유채꽃(?) 형제들이 참 정겨워요.
난 세계 제1의 名 풍광이라는 그랜드 캐년 같은 그림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경숙후배의 사진들에 늘 마음이 풀어집니다.
지금은 가끔 고등어 떼가 몰려와 바닷가 피어에서 낚시를 즐기는 동양인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상업적으로는 칼라마리라고 하는 sguid 오징어가 많이 잡혀 축제도 열리지요.
싱싱한 것 한 바깨스 사다 껍질을 벗겨 회를 치면 맛있는 한치회가 되지요.
칼라마리 스테이크는 큰 놈으로 잡아, 칼로 썰어 먹는 맛이 좋아요. 소주에도 잘 어울릴거예요.
사진 속에 들어 오시면
옛날 어릴 적 정겨운 고향, 추억이 그대로 있습니다.
제가 그런 마음으로 걸으며 사진에 담아오거든요.
친근하게 웃으며 걸어오시는 베토벤 머리의 오빠가 그립네요.
취하면 모두 마찬가지라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 마실 때의 느낌은 모두 다르죠.
사실 내 기억에 가장 좋았던 술은 헤네시 꼬냑 X.O 이지요.
그런데 점점 나이 먹으며 생각하니까 누구와 어떤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마시느냐가 가장 마음을 신선으로 만들더군요.
詩人 고은이 술을 마시지 못하면
시인도 예술인도 아니라 했는데 조금은 알 듯도 해요.
하지만 나는 술 마신 후 지나치게 추해지는 뒷모습은 싫어해요.
동시에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제대로 미칠 수 없는 사람도 싫고요.
경숙 후배의 사진에는 기술적인 걸 떠나서
경숙 후배가 담아내는 그 마음이 느껴져요.
아! 그리고 그 베토벤!
언젠가 <카핑 베토벤>이란 영화를 보니 너무 어린 시절 읽어 기억도 희미해진
로맹롤랑의 베토벤 전기보다 더 실감나게 베토벤을 그렸더군요.
물론 베토벤 생애 중 합창을 작곡할 당시를 전후한 극히 일부의 기간을 그렸지만
거기엔 참 멋진 대사들과 배우들의 표정들이 기억에 남아 있어요.
물론 베토벤의 말이라기보다는 작가의 말이겠지만...
내가 베토벤을 닮은 게 몇가지는 확실하더군요.
작은 키, 못생긴 얼굴, 무지 두꺼운 인격,
머리는 길게 기른 마련으로는 나보다 덜 곱슬이고요.
단지 나는 인류역사상 천재중의 천재였던
베토벤과 달리 콩나물도 제대로 읽지 못해요.
그래도 언젠가 경숙 후배의 반주에 맞추어
질그릇 깨지는 소리라도 질러보고 싶네요. ㅎㅎㅎ.
고은 시인을 말씀하시니 오직 그 분의 시 한편만 생각납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저는 정 반대입니다.
산에 오를 때는 너무 힘들어
천천히 이것 저것 멀리 가까이 보면서 올라 갑니다.
내려 올 때는 아무도 저를 따라 오지 못하지요.
가속도가 붙어 신나게 내려 옵니다.
그래서 발 밑만 주로 보지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산에 오를 때
막걸리를 땡땡 얼려 배낭에 메고 간답니다.
정상에 올라 녹은 그 것을 마실 때면 세상에 부러울 것 하나없다 했지요.
선배님께서도 산에 올라 한 모금 드시고
한 곡 멋지게 부르시면
산과 바위와 산새와 토끼,
짐승도 나무도 꽃들도 모두들
오래간만에 가슴 시원하게 숨통 트였다고 좋아 할 것이예요.
지나가는 바람이 좋은 반주가 되겠지요.
낮게 드리운 구름에 더욱 좋은 소리로 울려 퍼지고요.
선배님 덕에 아름다운 상상의 나래를 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노란 유채꽃 앞에서 찍은 사진이 너무 좋다.
정말 봄이 온 것 같구나.
그곳이나 엘에이는 날씨가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될래나?
비가 많이 오는 이곳은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아침에 차창에 서리가 서렸더라.
봄이 오는 것도 마음처럼 쉽지가 않은가봐?
마음이 춥거나 외로울 땐 골든게이트 팍에 나오면 좋을 것 같다.
공원엔 벌써 나무들과 풀과 꽃들 그리고 사람들 마음에 봄이 와 있는 것 같다.
반팔 반바지로 뛰는 사람들, 그들의 다리가 부럽고 마음도 부럽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풀밭에 둥글게 앉아 먹고 마시며 웃는 사람들도....
어디선가 바람따라 향긋한 꽃향이 불어온다.
무슨 꽃이지?
물오리도 가까이 다가오고 다람쥐도 내게로 다가온다.
난 네게 줄 것이 없어!
그림을 그리는 화가 옆에서
젊은이가 신나게 봉고를 두드리고 있다.
고르게 숨쉬듯 고르고 힘차게 심장이 뛰듯
그렇게 열심히 봉고를 두드리고 있다.
몇시쯤 됐을까?
꽃시계를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