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애인들

 

 

 

두 딸들은 간신히 30살이 넘기 전, 31살이 되기 직전에 제 짝들을 만나 결혼을 했다.

여자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예쁠 때 진작 결혼하지 왜 좋은때 다 놓치냔 말이다.

그걸 보는 내 속이 타들어 가기 시작할 때 간신히 노처녀 타이틀을 벗었다...

 

이제 30줄 에 들어서는 두 아들은 아직 짝을 만나지 못해서

딸들 때처럼 걱정까지 하지는 않으나 우리 부부의 기도 제목이 되어왔다.

그런데 아주 최근에 아들에게 각각 애인이 생기는

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들은 뉴욕에서 책방에서 만난 한국 아가씨와

걱정스러울 정도로 자주 만나서 우의를 다지고 있단다.

나는 우리 아들이 그렇게 밀어 부치는 열심이 있는 줄을 몰랐다.

한시간 반 거리에 산다는 그녀에게, 좀 과장해서 말하면 날마다 쫒아 다닌다고.

하라는 주님의 일은 안하고 목하 연애에 올인하고 있나 걱정이다.

 

그래서 너무 궁금해서 그 아이 사진을 보고 싶다고 졸랐더

생일 선물이라며 자기 블로그에 잠깐 올려 놓았다.

사진으로 만난 그녀 얼굴은 상당히 조촐하고 착하게 보여서 무조건 오케이다.

뉴저지 삼촌에게도 데리고 가서 자랑을 모양인데

여자답고 한국말도 잘한다고 아주 높게 평가를 해 주었다.

 

좋은 대학을 나와 공무원 변호사 일을 시작했다는 아가씨이다.

아들에게 분에 넘는 상대인지도 모른다. 

황금연못님 아들의 부인처럼 그런 마음이면 얼마나 좋을까..

"돈이야 내가 더 벌면 되지만 매너 있는 남자는 내가 못 만듭니다..."

그분의 며느리가 말했다는 구절을 읽으며 얼마나 부러웠는지...

우리 그 아이도 그런 마음이면 될텐데... 

 

 

 

 

 

며칠전 막둥이도 보스턴에 살고 있는 한 아가씨와 데이트 관계를

정식으로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화로 말해 주었다.

최근에 아가씨와 전화를 자주 하고 있다고만 말했었는데 약간 낌새가 있었다.

이미 한번 만난 적이 있었고 이번이 만나기로는 두 번째인데

그녀의 사촌이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관계로 소개해 주었다는 .

 

그 지난 주말에 5 6일로 시카고에 와서 며칠을 함께 지나는 동안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다는 것이다.

그녀 보험회사에서 어쎈추어라나 처음 들어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것은 아주 머리좋고 유능한 사람이 한대나

9 번이나 시험을 통과 해야하는 특별한 직업이라고 한다.

 

후손의 머리가 나쁘면 안된다며 똑똑한 사람 찾는 아빠가 만족해 한다.

신앙이 제일 중요하다라는 것은 말 안해도 된다. 자기들도 잘 아니까.

형이 사진을 보내 주었으니 너도 좀 보내라고 재촉을 했다.

사진을 보니 우리 딸 아이들과 비슷하게 생겨서 아빠도 나도 흥분하였다.

지난번 아가씨와 달리 엄마 아빠가 노골적으로 좋아 하는 분위기여서

자기도 몹시 신나는 모양이다.

 

사실 두 아들 이번 여자가 처음 여자가 아니다.

아들은 두 명이 지나갔었는데 두번 다 되다가 말았다 

사실 목사 부인이 되려는 여자가 어디 그리 쉽겠는가..

그런데 그 중 이 아가씨가 제일 나은 것 같다.

하나님 주신 인연이라면 될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걱정이나 조바심 칠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연히 조바심이 나는 것은

믿음이 없기 때문일까?

 

막둥이 마음에 지나간 여자도 두명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둘다 마음에 흡족하지가 않았었다.

한번은 정식 데이트도 한번도 하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결혼식 직전에 약혼자가 죽어서 불쌍했던 모양으로

동정심이 주가 된 그런 사귐은 좋은 것 같지 않았는데

그 상처가 치유 될때까지 기다린다 어쩐다 하더니 그냥 끝이 난 것이었다.

내 의견은 말하지 않아서 몰랐을 것이지만 그만둔 것이 잘 된 일.

나만 알고 다른 식구는 아무도 모르게 지나쳤다.

 

그 후로 두해 전에 한 여자애랑은 얼마 동안 사귀었는데 

누나의 결혼 식에도 데리고 왔었다. 그런데 영 마음에 차지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 반대를 하겠는가?

그런데 주책장이 아빠가 이메일로 용감하게 반대하는 말을 한번 해버렸다.

엄마도 안 좋아한다고 까지 해 버렸단다.

내게는 이유가 있었지만 그래도 지들이 좋다면 반대까지 할 이유는 안 되었기에

아무말도 안하고 기다리기만 하기로 했는데...

반대하면 더 가까와 지게 만드는 역효과도 있는게 아니던가?

 

막둥이는 아빠의 반대 의견에 아주 깜짝 놀랐나 보다.

그리고 많이 속상해 하였다.

그런 일에 부모가 간섭 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겨졌겠지.

게다가 반대 사유가 받아들일수 없이 속되게 여겨졌겠지.  

 

얼마 후 자기들이 헤어지기 합의를 보았다고 했을 때

남편이 너무 좋아서 잠을 못자고

밤중에 일어나 동네 한바퀴를 뛰었다는 건 일종의 코메디였었다.

자기들이 무언가 맞지 않으니 그랬지 하면서도

은근히 효자라서 부모 심중을 헤아려서 그랬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주 오랫동안 아무도 안 만나니 걱정이 공연히 되기 시작 했었.

아이라도 한국 여자인데 싫다는 눈치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좋다고 했어야 되었나 하고...

그러나 이제 그 뜹뜰한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껏 좋아할만한 아이를 데려 오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두 아들이 다 성사되어

내년에는 한꺼번에 두 쌍 결혼식을 끝내 버리고 싶다.

양가 모두 흡족하고 행복한 결혼식들을 할수 있기를...

조마조마 꿈속에서도 빈다. (2008년 12월)  

 





♪ 사랑의 찬가 ♬ - 조관우/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