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 - 게시판담당 : 김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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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야! 안녕
오랜만에 머리에 꽃이 피었다.
사진에서 내가 퍼머한 것을 찾아낸 너의 눈썰미
피해갈 수 없구나. 부드럽고 예쁘다고 말해주어 고마워.
이곳은 내리 사흘 눈이 내리고 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고
이곳에 들어와 친구들 모습을 하나 하나 그려보고 있노라니까
갑자기 그곳에 가고 싶어지네
어쩌나~~~~~~~
잠시 고립 상태. 마당에는 발목이 빠질 정도로 눈이 쌓이고
인숙아,
여긴 너무 삭막해.
인숙이 머리에 힘준 거 난 모르는 얘기.
성자의 날카로운 매눈 알아준다.
그리고 부끄럽게 만든다.
우리도 언젠가 그 흙집에서 긴 잠에 빠지겠지?
사흘 동안이나 눈이 와서 발이 묶였다니
이제 또 한 편의 시가 탄생하겠구나.
깊은사색을 통해 나온 가슴시린 시를 쓰는 시인 오인숙!
'겨울잠에 드는 것은 새봄에 깨어나기위함 이다'
옥순이처럼,나도 이 귀절에서 생각에 잠겨보련다.
영숙아! 안녕
이곳은 어제까지도 눈이 펑펑 내렸어
도시가 삭막하다면 시골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오늘에서야 햇살이 비치니
고립에서는 벗어날 듯 한데 겨울 바람이 무서워
선뜻 외출하기가 꺼려지네
옥순아! 반가워
가까운 사람들이 흙집으로 이사할 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반성하게 만든다.
살아 생전에 더 많이 이해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잘 했어야 하는데
후회해 보지만 이미 사람은 가고 없다.
얼마나 어리석은지------
잘 지내고 있겠지
그곳에도 눈이 많이 왔니?
얼마전에 서천으로 여행을 갔다가
공주라는 이정표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갑던지 내친걸음에 달려갈까 하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오고 말았어.
건강하게 잘 지내길
며칠 눈보라 치는 겨울밤을 보냈어
애꿎은 고구마만 열심히 축냈지 ㅎㅎㅎ
집안에 군고구마 냄새가 퍼지면
왜그런지 훈훈해지는 느낌이 들어
우리네 삶이 날마다 햇살 쨍쨍하지는 않을테니
미친 눈보라를 이겨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
인숙아!
유난히 눈이 많은 서산 , 그곳을 떠난지 어언 5년
몇년전에 지리산을 지나 산청이란 곳을 찾았지...
함박눈이 앞이 안 보이게 펑펑 쏟아지는 것을
황토 찜질방 창가에서 바라보던 그 눈부심...
황토집속 거실 마루에 초가 황토집이 또 있어[초가지붕에 창호지문도 단 별채]
초가집 찜방에서 땀내고 큰 거실창에서 녹차를 마시며 바라본 함박눈이
그리워 눈만 오면 산청으로 달려 가고 싶단다.
일인당 2식주고 재워주고 1만원[ 산채 정식이 별미]
우리 일행 12명이 집 한채를 12만원에 빌려 하룻밤 만리 장성을 쌓았단다.
우리 친구들 같이 가면 좋은곳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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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아~!

머리에 꽃을 피우려
미장원에 갔었니?
사진에서,너의 퍼머한
모습을 보니,부드럽고 예쁘다.
건강히 지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