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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만난다.

온종일 어지러 놓은 길을 묵묵히 청소하는 아저씨.
우유 배달하는 아저씨.
신문 배달하는 아주머니.
땅에 닿을 듯 허리굽은 할머님과 까만 가방.

오늘도 할머님의 급한 마음을
성경 가방이 뒤에서 흔들며 따라온다.

이 추운 새벽, 
할머님의 잠을 깨운 기도의 제목은 무엇일까? 

골목 길을 돌아서는데,
폐지 줍는 아저씨가
오늘 주운 종이 상자 몇 장을 손수레에 깔고,
그 위에  내 또래의 부인을 태우고는
지극히 평화로운 모습으로 지나간다.

작고 남루한 모습의 그 부인은
더없이 행복한 표정이다.

그 부부의 모습이 자꾸 뒤 돌아보게 만든다.
문득 그 부인이 부럽다는 생각이 스친다..

미사시간 내내 그 아름다운 부부를 위한 기도를 한다. 

하느님은 아마 그러실께다.

"오지랖  넓은 이 놈아,  너나 잘 살아라.
그들은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