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온다!

아이들이 다 몰려 온다.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기 위해.

우리 아이들 넷에 불어난 식구 셋..

아홉 식구가 된 후로는 처음 우리 집에서 모두 함께 모이는 것이다.

 

지난 6월 뉴욕, 우리 어머니 영결 예배에서 모두 만나고 다섯 달 만이니

너무나 기뻐서 잠을 설치기 시작한 지 몇주가 된다.

막내 아들이 먼저 이번 주일날 와서 열흘을 지내고 가는 것이 제일 긴 것이고

큰 아들은 일주일, 결혼한 두 딸은 사흘 밤만 간신히 지내고 갈 것이다.

 

집안을 깨끗이 정돈 하는 것 부터 시작하여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두달 전부터 페인트 칠을 한 것도, 솜씨를 여기 저기 부려 보는 것도 그 즐거움 때문이었다.

새집 사서 간신히 세이드로 가리기만 했던 유리 창문에 손수 만든 커텐을 걸었고,

환영의 말을 돌에 그려서 집 앞에 진열하려고 한다.

아이들 덕분에 구석구석 멋지고 깨끗해 질 판이다.

 

선물로 준비 하는 것은 손으로 스웨터 조끼를 하나씩 뜨고 있고, 

딸들을 위하여는 예쁜 쇼올을 까만 실로 떠 놓았다.

남의 것을 참조하지 않고 만드니 잘 안되어 떴다가 풀기를 몇번째 하면서 간신히 완성해 놓았다.

반짝 반짝하고 따뜻한 쇼올이다.

 

그리고 된장에 박은 고추 장아찌와 새콤 달콤한 카이요테 장아찌를 만들어 놓았다.

약간씩 술을 먹기도 하는 막내와 작은 사위를 위해서

전혀 모르기도 하지만 술을 사 놓기는 뭣해서 술을 직접 만들어 놓았다.

뒷 뜰에서 수확한 석류 알을 다 까내어 흑설탕을 붓고 만든 술이

제대로 될까 몰라서 산사춘이란 술을 두병 사서 부었는데 제 맛이 들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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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기들이 와 있는 동안 번갈아 가며 음식을 하겠다고 식단을 다 짜 놓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따로 사니까 음식 만드는 기술들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내가 엄마로서 음식을 얻어먹기는 그렇고 내 나름대로 음식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큰 사위 좋아하는 깍뚜기,작은 사위 좋아하는 감주, 막둥이 좋아하는 꼴뚜기 젓은 기본이고

바베큐 갈비와 터키를 구워 감사절을 지내야 하겠다. 

 

이번에 호피 마을에 가서 하루를 자고 그랜드캐년을 가 보는 것은

모두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어서 흥분하며 기다리는 일이다.

세 놈이 아직 어린 아이들이고 넷째놈은 배에 넣고 갔었던 그랜드 캐년을

어른이 되어 직접 보게 되니 특별한 시간들이 될 것이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큰 사위가 특별히 행복할 것 같다.

 

아기 데리고 일하며 지친 큰 딸이 좀 쉬었으면 좋겠고

잘 하지도 못하는 힘든 목회한다고 고생하는 큰 아들이 위로를 얻고 가면 좋겠다.

작고 큰 어려움을 이겨낸 이 한해의 감사 제목들을 서로 나누며

나의 인생 최고의 감사절을 지내고 싶다.

온 가족을 구원해 주시고 가족의 행복을 누리게 해 주시는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진정한 감사절을 지내고 싶다.아, 꼬마가 빨리 보고 싶어 못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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