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그 뜨겁던 여름도 어느덧 가버리고
아침 저녁 살랑 부는 바람결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이 가을은 또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결실과 낭만과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안겨 줄까요?
해 질녘 호수공원 풍경 모음입니다.
어서 오셔서 삶의 애환을 두런두런 나누어 보셔요.
따끈한 차 한잔과 함께~
광숙아~
포도밭 사진 제대로 못 찍어 왔단다.
전부 봉지로 싸서 포도가 안보이고 또 우리 준 포도담긴 소반은 정자 아래라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오더라구~
금요일날 혜숙이네 학원에 한상자 가져갈거니까 먹으러 와~
너무 달고 맛있어.
다른 봄님들도 금요일에 포도 먹으러 오세요.
아주 근사하다.
따끈한 차와 호수공원 산책이라......
방이름도 잘지었고
대문도 잘맹글고....
아주 멋집니다요.
근디~
화림씨~!
일흔 여덟번째 수다방이라구 해주시믄 고맙것어유.
백번째 수다방하믄 축포를 쏴올릴까?ㅎ
상숙이네 다녀왔구나.
갸네 포도가 맛있다구 동아일보에 났던데....
댓글상.............................광숙
방이름상.........................광숙
대문상.............................화림(따블)
모두 이방으로 놀러오세요.
어르신~!
어르신의 건강을 위하야~~어쩌구~
하면서 독감예방주사를 꽁짜루 맞으라구
뭬가 날라왔는데 심기가 불편허다.
또하나~!
노년을 위하야 이제부턴 국민연금을 내시지 말고
받아가시라나?
돈준다는데 왜 심기는 또 불편허냐?
것두 뻥튀기해서 준다는디...
경제활동을 접고 뒷방에서 주는 돈이나 받아라?
내맘은 안즉도 30대인디....
내몸은 안즉도 40대인디....
내입은 안즉도 20대인디....
자고나니 예쁜 방이 열렸네요.
호수공원 풍경이 정겹고
차를 권하는 손길이 따뜻해서 좋아요.
저는 오늘 30여년만에 만난 분과 동학사쪽으로 데이트하러 가요.
엄마의 식탁에서 놋그릇에 담긴 맛있는 밥도 먹을거에요.
우리 봄님들과 만나면 증명사진을 꼭 찍곤 했던
예쁜 교회가 보이는 그 집 마당에도 들르고
절 입구까지만 산책하고 발길을 돌릴거에요.
다들 보고싶네요.
우리들의 웃음소리, 재잘대던 목소리, 사진찍느라 잡던 포즈들.....
가을이 왔나봐요.
내 마음속에는 어느새.....
이제 그만 나가야 해요.
참, 수노 온니 ~
맘 편하게 잡수세요.
우리 사회가 정한 숫자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는 증거이니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받고 즐기고 누리세요.
언니 신체는 아직도 40대 후반이고 ( 실제로 나이에서 13을 빼야 하니까 )
마음은 30대 중반이고
입은 20대 초반임을 제가 인정하니까요.
자 ~ 그럼 저는 나갔다 오겠습니다요.
신종 풀루 덕분에 한남대 개강이 1주일 늦춰져서
오늘은 덤으로 얻은 휴가니까 잘 놀다 올게요.
40년만에 귀국하여 계룡산은 처음인 분을 모시고 간 터라
동학사 입구에서 발길을 돌릴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입장권을 사가지고 들어가
일주문을 지나 길상암과 대웅전까지 걸었어요.
걷는 내내 감탄과 환호가 끊이지 않았고요.
참으로 평화로운 산책길이었어요.
날씨가 정말 좋았지요.
춥도 덥도 않고 바람도 솔솔 불고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어 그늘을 만들어 주니 햇살이 따갑지도 않고....
계곡의 물은 많지 않았지만 <옥수>라 부르기 부끄럽지 않게 맑았고요.
1시간 남짓 산책을 하며
가슴 깊은 곳까지 맑은 기운을 채워 넣고
조금 늦은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내 눈에는 그 분이 그 때 모습 그대로인데
그 분 눈에는 제가 30살도 채 안 되었던 당시의 모습인 모양이에요.
우리들 기억 속의 시계는 그 시점에서 멈춰버린 듯....
우리 동네 가로수는 벌써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있네요.
나무 꼭대기에 있는 이파리 몇 개가 빨개졌더라고요.
성급하기도 하지.
화림 언니 ~
호수 공원의 나무들도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나요?
그런줄 알면서 괜히 투정한번 해봤지...ㅎ
며칠은 싱송생송 하더라.
이곳은 아직 한낮에는 덥단다.
그래도 선풍기는 안틀어도 될정도,
대전은 참 갈곳도 많다.
살기 좋은곳같애
옛 知己와 좋은 시간을 보냈네.
화리미의 사진실력은 점점 일취월장.
대단한 화리미예요.
대문의 사진 테두리색이 참 예쁘다.
난 웬지 검은 테두리는 싫더라.
괜히 갇힌듯한 느낌이 들어...ㅎ
어젠 유명산 휴양림의 10월예약을 하려는데
로그인해서 다 쓰고 방 정하고 확인만 누르면되게
해놓고 10시 땡~!하는 순간 눌렀더니
순간적으로 부분 부분 배꼽으로 보이더니
2분후에 다시 열리며 순식간에 10월에 남는방이 없게
몽땅 예약됐더라.
시상에~~~!
그걸보니 슬며시 내재된 氣가 뻗치면서
오기가 생기더먼,ㅎ
안즉 쓸만 한가벼...
자 ~~~!
건강하게 우리 또 9월을 시작해보자..
춘선아~
호수 공원은 아직 단풍이 들 기미는 안보이지만 여기 저기 여름의 끝자락 흔적은 보인다.
꽃들도 사위어 가고 늘어진 수양버들도 싱싱함을 잃고 ~
하지만 바람이 선들거리고 이글거리던 태양이 숨죽은걸 보면 가을이 다가 오고 있음이 느껴져.
그래서 맘이 설레.
단풍 풍경 찍을 생각을 하면~
동학사도 가을에 넘 멋지겠다.
순호야~
시상에~
누가 우리 순호를 보고 어르신이라구~
에구 쪼매 기분이 꿀꿀했겠다.
나쁜 시키들~
까꿍!나 들어 왔다.
시상에 정말 몇 년분의 일을 다 치렀어.
이 와중에 무신 장거리 여행꺼정.....................................................
그만두자니 저쪽분에게 큰 폐가 되고 가자니 이건 도리가 아닌 듯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아버지께서 싹 해결해주고 가시더라구
"얘야. 아버지 장례 치르고 나면 안심하고 갈 수 있지? "
게다가 다들 아시다시피 다른 불행도 있었고.................................................................................
참 사람의 도리가 뭔지 헷갈리더라.
여기 들어와서 수다떤다는 것도 걸리고.........................................................................
오늘 결심하고 자게판에 인사글 짤막하게 올렸다.
다시 봄날에 제목 부쳐 올리는 것도 뭣해서 그냥 여기다 쓸래.
어쩌겠어?
산사람은 사는 거지 뭐. (한숨)
봄님들 !
정말 고마웠어요.
우리 봄님들의 사랑이야 벌써 오래 전에 경험한지라 놀랄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가슴이 뜨겁더군요.
대전에서 달려와 준 춘선이, 은경이로 시작해서 단체로 몰려 온 봄님들, 동기들(난 사실 동기 경조사에 전혀 못가니 얼마나 미안하던지......................)
봄날도 아닌 다른 기수 선후배님들...........................................................
우리 형제들도 나의 문상객에 놀라버렸대요.
"아니 부산에 콕 박혀 살면서 은제?"
우리 4남매에 올케언니까지 인일이니 완전히 인일 제고 총 동문회였어요.
다른 불행만 아니었다면 축제분위기일 수도 있었는데............................................................
지성청소년소아과의 광섭원장이 첫째 날 왔길래
"어떻게 알고? 했더니
"누나가 미국에서 전화했어요" 래요.
참 홈피의 위력이 놀라워요.
그리구요.
박진수도 왔었어요.
나도 처음으로 얼굴봤다.
말하지면 끝이 없어요.
암튼 이제 새롭게 시작해야지요.
미선언니도 신장개업하시고 화림이는 동영상 찍는데 물오르고
선생님들은 개학했고~~~~~~~~~~~~~~~~~~~~~~~~~~~~~~
자 힘을 내자구요.
아자! 아자! 아자! 화이팅!
잘 다녀왔니?
큰일 치루고 연이어 안좋은 소식도 들었다.
가슴아팠어.
가엾어서......
그래~!
건강하게 잘 다녀온 듯 하여 고맙다.
네가 없으니 <봄날 >이 너무 조용해서 심심했어
피로 잘풀고 천천히 야그 나누자.
명옥인 아버님 상 치른거 말고 큰일이 또 있었니?
순호야~
내가 그렇게 난리를 치고 들락날락 했는데 심심했다니 ~ 참
역쉬 명옥이가 있어야 겠구만.
푹 쉬고 어여 들어와.
어머나,
ㅋㅋㅋ1ㅋㅋ
봄날 님들 모두 안녕?
봄날에 얼굴도 못 내밀고 그냥그냥 살다보니
벌써 가을이군요. ㅎㅎㅎ
방금 화림이 전화로 동영상 올렸다고
알려줘서 버선발로 뛰어들어왔어유.
동영상 찍어 올린 화림의 실력 정말 멋져요.
근디 형오기의 어설픈 플릇 소리가 (삑소리 난 것 아시죠?)
봄날에 어지럼증을 불러오지는 않을까 걱정이네요.
혹시 소음 공해로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오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정말 미안하고 송구하지만
우리 봄날님들,
승규(우리 외손자) 할매의 뒤늦은 음악에의 정열을
기냥들 구엽게 봐주시와요. 꾸벅
수노 대장, 얼굴 본지 오래되어 그냥 그냥 마니마니 보고 싶구먼.
춘선이 좋아하는 계룡산은 나도 좋아하는 곳이라오.
아~~~ 나도 춘선이 따라 계룡산 가고 싶다.
명옥,
잘 다녀오셨구먼유?
조 위에 화림이 말한 것처럼 금요일에 혜숙샘 연구실에 모이면
화림이가 가져오기로 한 포도도 먹고
노래도 부르고 참 좋을 것같네. 그찮 ?
오늘 아침 5시에 기상 !
이제 생체리듬이 제대로 돌아가는 느낌!
예전처럼 홈피부터 점검중이요.
아침식사는 어제부터 준비한 갈비탕이라오.
불원천리 부산에서 달려와 주신 교회식구들에게 오늘에야 겨우 인사를 해야 하고,
캐나다 여행 초대해준 분들에게 줄 선물로 돼지 한마리분의 사태로 (이렇게 말하면 다들 깜짝 놀라지만 사실은 2.4kg)
나의 장끼인 오향장육을 만들고 있다.
그 집 식구들은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완전히 나의 오향팬이라서 너무 편리하다오.
그저 가끔 그것만 해주면 되요.
살면서 가능하면 신세 안지고 안주는 게 나의 신조였는데
(이건 내가 깍쟁이라서라기보다 그동안 남에게 뭘 해줄 여건이 안됬었다)
마음대로 안되는구려.
계속 신세지고 사랑의 빚을 질 일이 터지니 말이오........................................
지나고보니 이게 더 좋은 것 같소.
사랑은 주고 받을 때 더 커진다는 것도 실감하고............................................
봄님들!
좋은 하루 되세요.
봄날 선배님들!!!
어느 덧 가을이 다가왔네요.
저는 둘째 주 일요일 저녁 인천에 도착 예정이예요.
뵙고 인사 드리겠습니다!!!
금재후배와 내가 아슬아슬하게 엇갈리는구려.
난 토요일 밤에 돌아와야 하는데 아쉽다.
록키에 가니 금재후배 생각이 많이 났어요.
겨울에는 캘거리에서 숙박을 했다던데 우리 일정에는 캘거리는 없더라구요.
있었다해도 어찌나 일정이 빡빡한지 뭐 전화할 틈도 없었겠지만요.
순호야.
우린 록키 빼고는 그냥 자유롭게 다녀서 하루쉬고 나가고 그런식이었어.
우리가 늙었다고 스케쥴을 널널하게 짰더라.
사실은 돌아오는 비행기좌석이 없어서 이틀이 늦어졌거든.
그래서 덜 피곤했는데다 9월 초라 밴쿠버를 떠나는 비행기가 많이 비었더라구.
체면불고하고 4인용 좌석을 하나씩 차지하고 누워서 잤다는 거 아니니?
팔걸이 다 재친다음 베게를 3개베고 담요를 3개나 덮고~~~~~~~~~~~~~~~~~~~~~~
그렇게 오니까 영 안피곤하더라. ㅎㅎㅎㅎ
명옥아~!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다르겠지만
해외여행 다녀오면 2주이상은 쉬어야하더라.
당장은 괜찮은것 같아도 피곤이 쌓이면
후유증이 생긴단다.
피곤하지 않게 조심하고
건강챙기길.........
금재~!
반갑다.
내이멜 확인해보았니?
건강하게 조심조심 건너온나 ~~~~!
고마워 순호야.
나도 쉬고 는싶은데 너도 알다시피 지금 인천을 안가볼 수가 없지않니?
친한 후배가 전부터 앞으로 5년간은 시차많은 곳은 가지말라고 그랬어.
이번에도 다녀왔으니까 할 수없지만 조심하라고 야단 많이 치더라.
사실 일은 별로 안하고 놀고 있어. 계속 자고.
비록 내가 낳은 딸은 아니지만
딸의 산고를 지켜보는 일은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그것도 아직 24주밖에 안되어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억지로 아이를 돌려서 유도분만을 하느라 31시간 동안 사경을 헤매며 진통을 하고
제왕절개를 하느냐 마느냐 법석을 떨던 끝에 간신히 아이를 낳았는데
아기는 겨우 590그램 밖에 되지 않아 인큐베이터로 직행....
생존 확률은 겨우 10% 정도라네요.
아직 폐도 완전히 생성되지 않은 핏덩어리는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숨을 쉬고
혈압도 불안정하여 언제 그 여린 생명의 불씨가 꺼질지 모르는 상황이라
산모는 상실감과 두려움에 밤낮없이 울고 또 울고....
제가 아끼는 카자흐스탄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28세 난 해군 장교의 부인인데
임신 6개월에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지난 금요일에 조산을 하게 되었어요.
영어도 못하고 한국어도 서툰지라 누군가 곁에서 도와줘야 했고
도와줄 친정 엄마도 언니도 없는터라 제가 분만실 곁을 지켰어요.
아직 제대로 영글지 못한채 세상 밖으로 나와버린 아가도 딱하고
뱃속에 품고 있던 보물을 졸지에 빼앗겨 버린 엄마도 딱해서
주말 내내 마음이 많이 아프고 슬펐어요.
그녀의 남편도 내가 한남대에서 가르친 제자였는데
내 마음은 장모님 심정이 되어 산모를 잘 보호하지 못한 그 남편이 많이 원망스럽더라고요.
사실 병원에서는 양수가 미리 터진 원인도 모른다고 했는데
나는 무조건 산모가 너무 무리를 해서 생긴 일이라고 속단을 한 것이지요.
암튼.....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이 없다더니
제가 꼭 그 짝이 났어요.
그러니 병원에 매일 쫓아다니는 것도 버겁게 바쁘고
나만 보면 자꾸 서럽게 우는 산모를 달래는 것도 힘들고
인큐베이터에 4개월을 두어야 하는 아가를 생각하는 것도 지치고 그래요.
게다가 오늘 한남대 개강도 해서 더 정신이 없어요.
매일 헬스장 가서 운동도 해야 하는데.....
(아예 1년치 회비를 다 냈거든요.)
암튼 저는 정신없이 9월을 맞았어요.
가을이 저만치 오고 있는 줄은 아는데 반길 여유가 없네요.
며칠 더 지나야 정신을 차릴거 같아요.
다들 평안하시지요?
춘선아~
살다 보면 내 육신이 힘들어도 모른척 할 수 없는 일이 생기더라.
모른척 하면 또 마음이 아프니까 차라리 몸이 고달픈게 낫다는 생각이 들지.
너를 그렇게 쓰시려고 주님이 그 쪽으로 인도하셨나봐.
그래도 병나지 않게 쉬면서 돌봐라.
일단 내가 건강해야지 모든것 헤쳐 나갈수 있으니까~
얼마나 힘드셨을까?
낯설고 물설은 곳에서 황망한 일을 겪고
눈물로 나날을 보낼테니
산모가 안스럽습니다.
10%의 생존확률을 가졌다는 신생아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함께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춘선님!
씩씩하신 모습보니 반갑습니다.^^
얼마전에 우연한 기회에 러너스 하이의 인일 12기 전경숙 사모님과 인사 나누었더랬습니다.
이야기 중에 제가 인일 홈피 마실가는데 저를 봄날에 올 수있도록 인도해 주신 분도 동기아니냐했더니
춘선님이 유명하신(?) 분임은 익히 알았지만 작가시라는 말씀에 '역시나 그랬었구나'
고개를 끄덕였더랬습니다. 건강 유념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마다 형통하시길 기원합니다.
춘선이는 성품상 하는 일이 워낙 그런지라 앞으로도 바람 잘 날은 좀 힘들겠소.
그런데 인큐베이터 비용도 만만치 않을텐데 이번에는 또 어찌........................................
언젠가 캄보이아학생이었던가?
부인이 수술해서 또 난리 굿이었지않니?
10 %의 생존률이라니 참.................................................................
이번학기에는 또 어떤 학생들이 오려는지 참 걱정이다.
에구~~~
가엾어라.
울딸 갑자기 3주나 일찍 양수터져 새벽1시에 놀라
병원에 뛰어가던 일 생각나네.
그게 모두 산모가 무리해서라던데....
전날 배는 남산만 해가지고
"엄마~!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데
어떤집에서 닭찜 냄새가 나더라.
나 이따가 저녁에 닭찜해줘~!"
이 한마디에 여행다녀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닭한마리 사다 슴슴하게 해 주니
게눈 감추듯이 한마리 다먹고
자다가 애를 낳아버렸구만.
그 산모두 만리타향에서 얼마나 먹구 싶은것이 많았을까나?
곁에 있으믄 좀 챙겨주구 싶구만....
춘서니가 애쓴다.
다 ~ 니가 해낼만하니까
그만한 달란트를 주신걸꺼다.
우선 신학기에 니건강 조심하구
애기랑 산모가 빨리 건강해지기 바란다.
춘식님~!
반갑습니다,
언니들 염려 덕분인지 아가가 잘 버티고 있어요.
물이 빠져서 그런지 태어날 때보다 되레 40g이 줄었지만
혈압도 안정적으로 잡히고 폐도 많이 펴졌다네요.
그래도 걱정이 많아요.
머리 혈관이 터져서 피가 약간 고였다는데 제대로 잘 자랄 수 있을지.....
인명은 재천임을 믿고 모든 것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저는 그저 기도할 수 밖에 없어요.
오늘은 미역국을 한 냄비 끓여다 주었어요.
아기가 없으니 산모는 아이를 낳은 것 같지도 않아서
몸조리 잘 하기는 더욱 어려울거 같아 마음이 아프네요.
딱딱한 것 먹지마라, 손목에 힘주지 마라, 찬바람 쐬지 마라,
젖몸살 나지 않게 신랑한테 마사지 잘해 달래라.
매운거 먹지 마라. 얼음도 먹지 마라. 미역국 얼심히 먹어라......
잔소리를 귀에 못이 막히도록 한바구니쯤 해주었어요.
그녀는 귀를 쫑긋이 세우고 열심히 들었고요.
그러니 그녀는 영락없는 내 딸이지요?
이번 일을 통해 저는 감사의 조건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열달을 무사히 채우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축복을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곰곰히 따져 보니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우리가 살아온 나날들 중에 고난이라 생각했던 부분까지도 다 감사의 조건이었어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듯이
감사할 일들이 끝도 없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거 있죠.
누군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라고요.
감사하는 마음은 우리 마음 속에서 불만이 싹틀 수 없게 하니
행복해지는 비결은 곧 감사하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제 일상은 아주 정신 못차리게 바쁘지만 그래도 감사해요.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봄날 있음도 감사하고요.
기도해 주시는 김목사님을 비롯한 모든 봄날 식구들께 감사드려요.
결국....
오늘 아기가 떠났어요.
병원 규정상 24시간 이상 영안실에 안치해야 한다고 해서
내일 오후에 화장을 시키기로 했어요.
낮에 의논하기론 아이 부모와 한국 장교 한명, 그리고 제가 같이 갈까 했는데
굳이 산모를 화장터까지 데리고 갈 필요가 있나 싶어요.
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 마음에 깊은 상처까지 입게 될까 걱정이에요.
어차피 아기는 너무 작아서 태우면 흔적조차 없이 재가 되어 사라진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생각으로는 남자들만 보내고 저는 산모를 집에서 다독이는 것이 낫겠다 싶지만
이 또한 내일 가서 의논해 봐야지요.
산모를 볼 생각을 하니 제 마음이 너무 아리고 답답해요.
잘 극복을 해야 할텐데....
사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온 아기여서 이쯤에서 데려가 주신 것도 감사해요.
온전한 몸으로 성장을 할 확률이 너무 낮아서 산다고 해도 걱정이 너무 많았거든요.
다음번에는 아주 건강하고 영특한 아기를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그런데 왜 이리도 마음이 아프지요?
나 참.....
올 여름은 유난히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네요.
마음이 좀 가라앉으면 글로 정리해 놓아야겠어요.
이 착잡하고 복합적인 심정을...
춘선아~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
산모도 얼마나 힘들겠니?
아기는 당연히 다시 천국으로 갔을거구 산모를 위해 기도할게.
에구 ~ 니가 병날거 같구나.
좀 쉬어라.
내가 딸도 없는데 우리 춘선이 땀시 생으로 마음 고생이어유.
좋은 일 하는 거니 터놓고 말릴 수도 없고............................................................
앞으로 또 무슨 일이 터질지 증말 오지랍좀 쬐끔만 줄였음 쓰겄어요.
ㅉㅉ 가엾어라...
젊은 부부에게 위로를 보낸다.
춘서나 ~!
사람이 살면서보면 세상에서 그일이 젤 힘든것 같아도
지나고 보면 그일도 모두 작아져 보이더라
가뜩이나 정많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춘서니 맘고생이 크다.
건강잃지 않게 조심하고 힘내라 ~~~
언니들 ~
저는 괜찮아요.
오늘 교회 식구들과 안동 하회마을 다녀왔어요.
아침에 일찍 가서 하회마을 구경하고 안동 찜닭도 먹고
하회탈놀이 공연도 보고
같이 간 사람들과 어울려 하하호호 신나게 웃고 오니까
몸은 많이 피곤한데 마음이 확 풀어졌어요.
어제는 정말 죽을 맛이었거든요.
명옥 언니 ~
언니나 저나 딸도 없는 처지에
가슴 아픈 친정엄마 노릇을 하자니 참으로 힘들었어요.
아기를 잃은 산모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밤낮으로 울기만 해서 얼굴이 백지장처럼 되었기에
남자들만 가서 아기를 처리하고 오게 하렸더니
새끼를 빼앗긴 짐승처럼 날카로워져서 펄펄 뛰며 울고불고 난리....
할 수 없이 미역국에 밥을 말아서 이유식 먹이듯이 강제로 먹여가지고
대학병원 영안실로 가서 결국 화장터까지 같이 갔어요.
목불인견.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었지요.
죽은 아기를 차마 떼어 놓지 못해 울부짖는 초보 어미의 깊은 울음에
제 애간장도 다 녹아버리고 말았어요.
화장장 화덕에까지 뛰어들듯이 몸부림치는 산모를 꽉 끌어안고 있기가 얼마나 아프던지.....
동료 외국인 장교들과 가족들이 시간 맞춰 화장터로 와 준 덕분에
울다 지친 산모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기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졌고요.
내 평생 화장터라고는 한번 가보지도 않고 살았는데
올 여름엔 불과 2주 간격으로 2번이나 가게 되니 거기도 별게 아니더라고요.
나 원 참.....
집에 데려다 놓고 보니 산모의 젖이 불어서 난리가 났어요.
먹을 아기도 없는데 젖은 어찌 그리 많은지.....
이러다 젖몸살 나면 큰일이다 싶어서 무작정 뛰어 나가
가슴에 칭칭 동여 맬 복대 하나 사고
약국에 가서 젖이 마르는 약을 달라고 하니 의사 처방전을 받아 오라네요.
할 수 없이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제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았어요.
물론 의사 선생님에게 자초지종을 다 설명하고 말예요.
(간호사들에게는 저도 아직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뻥을 치기도....ㅋ)
그렇게 구한 복대로 산모의 가슴을 꽁꽁 싸매 주고
밥 먹고 나서 약을 먹어야 한다기에 저녁까지 챙겨 먹이고 나니 어느새 6시가 넘었는데
생각해 보니 저는 하루 종일 물 한모금 못마시고 쫓아다녔더라고요.
아이고..... 어지럽고 허기지고 가슴 아파서 내가 몬살겠다....
간신히 집에 왔는데 먹을 것을 찾아 먹을 힘조차 없더라고요.
얼마나 용을 썼는지 열도 나고 온 몸이 다 쑤시고 .....
그래서 대충 먹는 시늉만 하고는 그냥 쓰러져 잤어요.
이제 그녀의 응급상황은 대강 처리를 해주었으니 내 의무는 여기까지라고 수없이 다짐을 했어요.
내 힘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 이젠 그만 생각하자고 말예요.
그래도 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다 하니까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홀가분하고 좋아요.
그리고는 오늘 하회마을에 가게 되어 있어서
아침에 울며 겨자 먹듯이 집을 나섰는데
그게 제게 새로운 힘을 공급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젠 우울하지도 그리 가슴이 아프지도 않아요.
어차피 다 치른 일인데요. 뭐....
이 아픈 경험 또한 내 삶의 소중한 일부라 생각하니 감사하네요.
그래도 앞으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기도할래요.
겪어내는 과정이 너무 힘에 겨워서....
어머나, 춘선아, 이제 글을 읽었어.
어쩐다니? 너 너무 착하고 대견하다.
산모가 네 정성을 봐서라도 얼른 몸 추스렸으면....
애기는 좋은데 갔을테고..
상처 아물 때 기다려서 하나 또 가져야지 뭐...
에고 이제 읽어서 다행인 점도 있구나.
애탔을텐데 덜그래서... 너한텐 참 미안하지만..
춘선이가 제일 걱정이네//
순영이가 네 선물 놓고갔어.
몸에 좋은것 같던데...
하여간 잘지내~
하늘에서 주님께서 흐뭇해 하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