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며칠전에 버스안에서 돈지갑을 잃어버렸다.

거울을 꺼내들고 새로 산 안경을 한번 써 봤는데
그 때 아마 지갑을 가방에 제대로 넣지않고 흘렸던 모양이다.

그 날은 바로 송별회 파토 결정을 한 날이고 출발 연기소식을 들었던 날이다.
말하자면 그 날은 오전에는 돈지갑 분실
오후에는 파토,  저녁에는 바람직하지않은 소식,  그랬다.

버스회사에다 좀 알아보려했으나 버스 번호도 기억을 못하고 있어서 아예 단념을 했었는데
글쎄, 오늘 어떤 전화가 와서 내 지갑을 보관하고 있으니 와서 찾아가라는 것이 아닌가?

이게 정말인가?
선릉역에서 내려 어디로 어디로 오라는데로 찾아갔더니
정말 내 빨간 지갑이 내 손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이럴 수가…………..
안에 들어있던 것들도 고스란히 고대로 있고……..
안경 산다고 돈을 좀 갖고 나갔었기때문에 지갑에는 돈도 거의 이십만원가량 들어있었다.

지갑을 줏은 이는 그 사무실 오너 아저씨라는데 부재중이어서 만날 수 없었고
직원이 웃으면서 지갑을 건네주었다.

“이거때문에 찾아드릴 수가 있었지요.”
내 지갑안에는 철지난 어느 문화센터 수강증이 들어있었는데
그 청년은 문화센터로 전화를 해서 나의 전화를 알아냈다는 것이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정말 오늘 기분 짱이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다.

대한민국이 이 정도가 되었구나.  
놀랍고 기쁘고 흐뭇하다.
평생 잊지못할 일이 한가지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