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12.김춘선
지난 15일에 열린 <제 26회 사랑 나눔 큰 바자회>는 날씨도 화창하고 따뜻했다.
교회 마당에 차린 장터에 60여 여선교회와 여선교회연합회, 청장년연합회, 청년부, 대학부, 행복한 가게 등이 함께 팔을 걷어 부치고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올해 수익금은 다문화 가정과 청소년 선교 사역을 위하여 귀하게 사용될 예정이다.
이제,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겼던 바자회 풍경 속으로 다시금 들어가 본다.
풍선으로 만들어 세운 아치문을 들어서면
즉석에서 만드는 먹을거리들이 식욕을 자극하며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국물 맛이 끝내주는 뜨끈한 잔치 국수.
소박한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수고한 손길들이 수돗가에 앉아서 국수를 삶고 헹구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그 옆에선 녹두 빈대떡이 먹음직스레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다.
앞치마를 정갈하게 두른 대여섯 명이 연방 지져내도 채반에는 쌓이는 게 없다.
국산 녹두를 직접 사다가 불리고 갈아서 만들어 내는 수제 명품인데 가격은 저렴하다.
이런 것이 천성교회 바자회의 참맛이다.
뜨끈하게 김이 잘 오른 순대를 분주하게 썰어 내는 권사님들의 손끝엔 연륜이 묻어있다.
푸근하고 맛있다.
강원도에서 직접 가져온 메밀전병을 프라이팬에다 연신 지져내는 모습도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청년들이 준비한 떡사새우는 내부적으로 가격과 이윤, 맛을 평가하여 엄선한 메뉴라 그런지 인기 폭발이다.
정갈한 포장 박스에 교회 로고가 들어간 예쁜 스티커까지 붙인 샌드위치는 눈으로만 먹어도 맛있다.
아직 새댁 티도 덜 가신 젊은 엄마들이 즉석에서 만드는 잡채는 따끈해서 더 맛있다.
비빔밥, 어묵꼬치, 떡볶이, 꼬마 김밥, 소시지구이, 도토리묵, 꽈배기, 호박죽 등도 입맛 따라 맘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음식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사탕가게엔 꼬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혹여 목이 마를세라 생과일주스에 커피, 식혜, 사이다, 콜라 등 마실 것도 다양하게 갖춰 놓았다.
게다가 지하 식당에서는 얼큰한 육개장과 구수한 떡국이 기다리고 있으니 먹을거리 풍성한 잔칫집이 분명하다.
출출했던 배를 채우고 난 후에 본격적으로 시장 구경을 한다.
정말이지 없는 것 빼놓고 다 있다.
이번 바자회에는 귀농한 지인들로부터 구입한 농산물과 회원들이 직접 만든 식품이 많다.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의 장점을 다 갖고 있는 송고버섯과 어린 닭이 처음 낳은 초란, 아로니아 분말은 옥천에서 왔다.
충주에서 회원의 친정어머니가 지어 보내신 고구마와 땅콩, 마늘도 있고,
연산에서 농사지어 온 고구마도 있다.
참깨, 찹쌀, 찰현미는 논산에 사는 지인의 방앗간에서 깨끗하게 손질해 보낸 것이다.
포도식초, 호두, 감식초는 영동으로 귀촌한 회원이 직접 재배하고 숙성시킨 것인데 시중가격의 절반만 받는다.
땅콩, 옥수수는 모두 흑석리에서 키운 농산물이다.
금방 따서 마르기 전에 먹어야 맛있는 옥수수는 당일 새벽에 삶아서 말랑말랑하고,
땅콩도 밭에서 직접 수확하여 일일이 흙을 털고 껍질째 씻어 말려서 포장해 놓았다.
쑥가래떡은 회원들이 봄에 뜯어 놓았던 쑥을 방앗간에 가져다주고 만든 것인데,
찍어 먹으면 더 맛있는 아가베 시럽까지 소포장해서 갖춰 놓았다.
참기름, 들기름, 들깨가루, 찹쌀가루, 새우젓, 멸치액젓, 포도즙, 견과류, 미역, 토종꿀, 다시마, 우엉차, 대천김, 멸치, 건어물, 강정, 배즙, 갈치, 자반고등어, 갈치액젓, 옥수수조청, 정선 더덕, 봉동 생강, 연산 대추, 금산 인삼, 표고버섯, 각종 과일 등도 믿을만한 곳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가져와 맛과 품질을 자랑할 만하다.
어디 그 뿐인가.
배추김치, 갓김치, 오이소박이, 파김치, 매실청, 개복숭아청, 오미자청, 파인애플식초, 자몽청, 레몬청, 조림간장, 고추장아찌, 즉석 수제 돈까스, 간장양념 돼지갈비, 고추장양념 돼지불고기, 닭강정, 한우소머리국밥, 추어탕 등은 바자회가 아니면 구입할 수 없는 우리 교회 엄마들의 손맛이다.
교우들과 이웃들이 함께 먹을 음식이기 때문에
식구들끼리 먹을 때보다 더욱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고 했다.
그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먹을 것 외에도 여러 품목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속옷과 실내복, 앞치마, 행주, 스카프, 양말, 칫솔, 누비가방 등 의류 및 잡화를 취급하는 부스도 많다.
의류와 잡화는 대개 회원들이 직접 시장에 가서 물건을 떼어다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 <다 품어주는 너그러운 보자기>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에코요술가방'이라고 명명한 이 제품은
카이스트 교수가 고안한 패턴을 가지고 회원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덤핑가격으로 천을 대량구매하고,
바느질은 77세 되신 신앙의 선배님이 헌신해 주신 덕분에 단가를 확 낮추었다.
접으면 한줌도 안 되어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기 좋고,
보자기와 가방의 장점을 다 갖추고 있어서 어떤 모양의 물건도 다 담을 수 있단다.
<다 품어주는 너그러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꼭 갖춰야 할 품성이 아닌가.
또, 여러 종류의 성경책과 어린이용 영어책, 문구, 완구 등도 진열되어 있다.
애터미 제품도 판다.
행복한 가게는 벧엘관 안에다 많은 물건을 진열하고 사람들을 불러들었다.
가지런히 잘 정렬된 부스들을 일일이 다 방문하고 인터뷰하는 사이에 가을볕이 사위어간다.
각 선교회 회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의 물결이 내 마음을 휘감는다.
20여 년 동안 같은 품목을 꾸준히 판매하는 선교회도 있고,
해마다 마땅한 품목을 새로 찾느라 쩔쩔매는 선교회도 있다.
다들 나름대로 애를 많이 쓰며 헌신하고 있었다.
그 모든 노고를 하나님께서 다 기억하시고 칭찬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교회 바자회에서는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와서 칭찬하고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진심어린 봉사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김 희재 권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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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0월 23일자
대전 천성 감리교회 주보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