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아침에는
코 끝으로 스치는
싸아한 박하 향내

가으내 분주히
동네길 달리던
하이얀 토끼 발자욱



콩콩

간 밤에 어디로
다녀갔는지 알 수 있지

잎새 떨군
사과 나무 가지 위
덩그마니 앉아있는
로빈새 둥지

눈바람 따라
로키 숲 속으로 돌아갔을까

눈 내린
아침에는
왠지 누구든지
용서할 것 같아


들판
건초더미들처럼
그렇게 서로
기대고 싶다

뾰족 지붕 위로
차가운 반달
이그러진 채 걸려

새벽닭 울기 전
세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
이렇게
눈부시도록 차가운
저 달 보았을까

토끼처럼
콩콩



달려가는

눈 내린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