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나를 깨우신 주님


1월 1일 새벽에 나는 평소보다 늦잠을 잤다.
4시 15분에 깨어 일어났는데 감기 기운이 있는지 왼쪽 눈과 머리가 아팠다.
조금 더 자면 났겠지 하는 생각에 다시 침대로 올라갔다.
깊이 잠들었나보다.
귓전에서 맑고도 선명한 초인종 소리가 두 번 들렸다.
벌떡 일어나서 보니, 6시가 조금 지나 있었다.
부리나케 소매가 긴 잠옷을 위에 걸치고 거실로, 현관으로 가보아도 조용했다.
참 아파트 도어에는 초인종이 달려 있지 않지.
주님이 나를 깨우셨구나 하고 깨달았다.

6시가 넘어 일어 난 것은 수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내 안에도 계시고, 내 밖에도 계신 주님.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는 그 분이, 하늘에서 세운 뜻과
계획을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해 기도하라고 나를 깨우신 주님.
나의 기도가 그만큼 중요하구나 하고, 새삼 감사했다.

나를 깨우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은, 내가 31살 때였다.
교회를 7년 다녔지만, 나는 교회 문턱만 밟고 다니는 교인이었다.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오고, 교회를 찾다가 우연히 들린 강남의
한 교회.
그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이 귓전을 때렸다.
그때가지 제대로 들리지 않던 설교가, 들리고, 마음에 감동이 왔다.
그 분이 증거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듣고 싶어, 그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님은 말씀으로 내 마음에 들어오셨고, 나는 주님의 영으로 새로 태어났다.
그 후론, 주일 낮은 물론이고, 주일 저녁에도 가고, 수요일에도 가고,
그러다가 새벽 기도에 까지 가게 되었다.

그때 우리는 잠실에 살았고, 논현동에 있는 교회까지 가려면 교회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교회 버스를 노치면 시내버스를 타기도 했는데 새벽에는
버스가 좀처럼 오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가기도 했다.
그래서 새벽 기도를 위해 오는 교회 버스를 노칠까 봐,
새벽 2시에도 깨었다, 3시에도 깨었다, 그러다 늦잠을 자 새벽 기도를 못 간 날은,
참 속상했다.
그땐 왜 알람이 울리는 시계를 살 생각을 못했을까?

어느 날 새벽, 맑고도 영롱한 구슬을 굴리는 것 같은 초인종 소리가 두 번,
내 귀 바로 곁에서 들려 나를 깨웠다.
그 때도 나는 얼른 일어나 현 관 도어에 달린 작은 유리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았었다.
아무도 없었다.
순간, 아 주님이 나를 깨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왔다.
그런 것을 처음 체험한 나는 기쁨이 샘솟듯 했다.
주님이 나를 아시고, 보시고 계시고, 또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그 사실이, 그 체험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그 이듬해인가 교회에 부흥회가 있었다.
수요일 저녁 집회가 끝나면서 통성 기도 시간이었다.
작은 소리로 ‘할렐루야’ 하는데, 갑자기 방언이 터져 나왔다.
혀가 말리면서, 끝도 없이 나도 모르는 말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칠 수가 없었다.
늦어져서 교회 버스도 떠나버리고, 나는 승합차를 탔는데 혀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입을 손수건으로 막고 집에 와서도 늦게까지 방언으로 기도를 했다.
그렇게 완전한 언어로 된 방언 일 수가 없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쁨과 환희, 나를 구원하신 주님을 끝없이 찬양했다.

다음 날 새벽, 교회를 가야하는데 나는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방문을 누가 쾅쾅쾅 두드리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었다.
아 주님이 새벽 교회에 가라고 깨우셨구나, 나는 감사하면서 준비했다.

* 해가 바뀐 첫 날, 26년 만에 그 맑고 고운, 귓전에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주님의 은혜가 기뻐서 글을 써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