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목)
은범이는 뭐든지 잘먹는다.
몸무게가 한참 오버되어 다이어트 한다고
두내외가 애하고 전쟁중이었다.

지난 12월말에 세식구가 해남도에 다녀왔다.
거기서도 찍소리 안하고 밥을 잘먹어
사람들이 모두 귀여워했단다.
사진마다 보면 먹는사진들만 있다.

잘다녀온후 장염에 걸려 며칠 병원에 다녔다.
그러더니 감기,
나을만하면 또 감기.
구정때는 좀 괜찮아졌다고
애를 이리저리 끌고다니며 세배하고
녹초들이 되서 오더니
며칠후 부터 열이 나기시작했다.

응급실도 가고 했지만 금새 괜찮아졌는데
엊그제 나 여행간 사이에 또 열이나
근처병원에 다녀왔단다.

애를 안고 재우는데 숨소리가 좀 이상했다.
에미가 다음날 출근해야 하니 미리 병원에 가자고 해서
예약도 안하고 그냥가서 무조건 기다렸다.
(애데리고 병원 가는일도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후두가 많이 부어 급성이 되면 위험하다고...
입원하란다.
가슴이 먹먹하고 어찌할바를 몰랐지만
에미보고 신랑과 의논하라 했다.
내가 결정할 순 없는 상황이었다.

입원할 때 링겔주사,피검사,
X-ray,병원이 뒤집어졌다.

울며불며 절대로 병실엔 안들어 가려해서  
1시간을 버티며 집으로 가자고 떼를 써서
에미가 그냥 집에 가려고 한다.
또 신랑과 의논하라 했다.

나중에 아이스크림으로 달래 들어가서
병실생활이 시작되었다.
애기환자들이 5명 있는 방에서  또 낯설어 나가려고 난리이다.
간호사들이 이것저것 기구를 들고 들어오니
방방뛰면서 운다.(에구~내 염장이야~!!!)

애비가 조퇴하고 달려왔다.
애비온 것을 보고 난 돌아와 입원에 필요한 물품들을
싣고 또 달려갔다.
저녁8시면 자야하는데 밤거리를 돌아다니니
내 몸도 힘들어 신호가 온다.

가서 이것저것 정리해주고 모르것다 하고 돌아왔다.

2/29(금)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준비 해 놓고 병원으로 갔다.
애비가 밤을 새고 애 곁을 지켰다.
에미는 벌써 지쳐 몸살기운에 약을 먹는다.
애비도 어제부터 장염때문에 병원에 다녀왔단다.
교대해서 애를 지키는데 갑자기 기침하며 깨선
아빠를 찾는다.
달래 유모차에 태우고 돌아다니고
아침조금 먹이고 겨우 약먹이니 은범이 친할머니가 오셨다.
애비도 아침만 먹고 얼른 돌아와 
난 못이기는 척 하며 집으로와
휘파람을 불며 <봄날>연주회 모임에 달려갔다 .

집으로 오면서 전화를 하니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친할머니께서 늦은시간까지 같이 계시니
네식구가 저녁식사를 하는것 같다.
맘은 놓이면서 슬그머니 부아가 난다.
난 허덕대고 절절매며 뒷바라지하는데
밥한번 안사주고 지들 끼니 챙기는것은 당연지사이니....
(에고~내 팔자야~!)

3/1(토)
애비가 밤새웠을 생각에 안쓰러워 아침 밥
준비해 놓고 얼른 병원으로 달려갔다.
엘리베이터 2층에서 부터 은범이 우는 소리가 난다.
병실은 3층인데 내귀를 울리는것이다.

얼른 내려보니 애비가 병실복 하나만 덜렁 입혀서
그이른 새벽에 복도를 왔다갔다한다.
자기는 긴옷 입고 애기는 배꼽이 다 열린채로
울며불며 눈물콧물 범벅이다.
자는놈을 깨워 피검사를 하니 피울음을 우는것이다. 

가엾은 내새끼~!
놀래서 좋아하는 이불을 덮어주며 달래주었다.
편안한지 금새 잠이든다

내가 늘 느끼는점은 애기만 알아서 봐주는것도 힘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애비,에미 가르쳐가며 봐주는 것이 더힘들다.

심지어는 길다란 드라이버 달랜다고 성큼 쥐어주질 않나~!

똥그란 사탕을 입에 넣어주고 떨어뜨리면 다시 넣어준다.
목에 걸리면 어쩌라고~!

방바닥에 죽 물건들을 늘어놓아 넘어져 혹나기가 일쑤이고~!

쓰자니 한이 없다.(징하다~징해~!)

자고 깬 놈을 신을 신겨 돌아다니게 했다.
링겔병을 끌고 애를 앞서거니 뒷서거니하며
병실복도를 맴을 돌았다.
답답했을까봐 코트를 입혀 1층 편의점에 데리고가
원하는것을 사 가슴에 안겨줬다.
껌, 따땅(사탕), 아야비(아이스크림),
황도캔도 안겨줬다.
내가 목아프면 늘 먹던 생각이 나서....

신이나서 들어와 이것저것 까먹는다.
아이스크림을 까선 얼른 반이상 베먹고
조금만 남겨줬다,
그래도 감지덕지 핥아먹는다.ㅎㅎㅎ

눈이 게심치레하다.
약기운에 자려는듯하다.
얼른 가슴에 끌어안고 좋아하는 이불로 감싸
좋아하는 자장가를 불러준다.
"엄마가 섬그늘에~........."
1절도 끝나기 전에 잠든다.

옆에 애기엄마가 외할머니랑 잘 논다고 칭찬한다
어제 친할머니는 애기 안고 어쩔줄을 모르시던데~하며 웃는다.

에미가 교대하러 왔다.
애기도 걱정되지만 에미가 더 걱정이다.
월요일부터 출근인데 감기몸살에다 쉬질 못해
음악선생이 목이 푹잠겨 있으니 어쩌냐 말이다.

의사는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퇴원 하라는데
야시같은 에미가 나흘 입원하면 보험이 나온다나~?
어쩐다나~? 이러면서 통빡을 굴리고 있다.
나같으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구 싶을거 같구만
지덜 출근하구 없는데 나혼자 퇴원시키라는건지~
(U~E~C~! 심들어 죽것는디~)

신랑하구 의논하라하구 난 빠졌다.
꼭 뒷탈이 나면 "엄마때문이야~!" 이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애끌어안고 같이 자라고 내마스크까지 벗어 에미입에
씌워주고 이것저것 살펴주고 나왔다.

3/2(일)
일찍 교회에 갔다.
예배드리고 탁아방에서 봉사해야하는데
봉사 끝나고 가면 내가 너무 힘들어 그냥 집으로 왔다.
몸살이 오려는지 몸이 무지근한것이 얼른 일으켜 지질 않는다.

점심먹고 가려고 길게 누웠다.

갠신히 몸을 일으켜 이른 점심을 한술 뜨고 있는데
퇴원수속한다고 전화가 온다.
아니 미리 연락좀 해주지~
우좌단간에  잘됐다.
애도 그만하고 가지 않아도 된다니....

갑자기 힘이나며 점심준비를 한다.
우리 애기 멕이려고 질쭉하게 밥하고
동해에서 사온 말린가자미를 쫄이고
참기름 넣고 달달볶아 황태국을 끓인다.

딴때 자기집에 올라가면 자기데리고 가는줄 알고
반가워도 안하고 "가~!"하며 손사래를 치더니
웬일로 뛰어와 내가슴에 안긴다.
아마도 이번에 같이 오랜시간 있었드래서
친해졌다보다.ㅎㅎ

얼굴이 조막만해지고...
눈이 때꾼해졌다.
아가~! 은범아 이제는 아프지 말아~emoticon 
하머니가 껌,따땅,아야비 뎃다 많이 사줄께~응?emot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