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중국에 다녀왔다.

1년간 휴직하는 동안 매일 애기하고 지내니
자기도 답답한지 실실 일을 벌린다.
난 혼자서도 일을 잘벌리니 친구 하나달고
슬그머니 떠나려 했는데 찰싹 달라붙는다.
나혼자 같으면 한 일주일짜리 일벌리려고 했는데
딸이 따라 붙으니 애기 때문에 널널하게 다녀 올순 없고
할수 없이 3박4일 짜리로 낙착되었다 .

인터넷을 뒤져 최대한 비싼 여행사와 똑같은 코스로
싼 여행사를 찾았고 호텔이야 뭐 아무러믄 워떠랴~!

작은 여행사 10명가는 일행이고 299,000짜리로...
딸이 내준다니 좀 비싼걸로 가도 되는데
고거이가 또 그렇게 되질 않는다.

자식밥은 서서 먹는다더니...
황공무지해서 그곳 경비는 내가 다쓰기로 했다.

이러구러 우리는 떠났다.
그것도 사위가 노는 토,일 껴서...
하루만 연차내면 애기를 돌볼 수 있으니깐~

9월8일(토)
따로 가방을 갖고 가면 편한데 딸네가 이사하면서
함받고 신혼여행 갖고 갔던 가방을 잃었다.

그러니 큰가방에 두사람 짐을 쌀 수 밖에...
둘이 씩씩 밀고 끌고 BUS타고 가서 공항3층에서 팀을 만났다.
만만디로 수속하고 면세점을 들어가니 시간이 30분 밖에 안남았다.
달리기를 하면서 쌕하나 잡고 화장품 하나 건져서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뱅기에 올라타뻐렸다.

기내식 한번 먹구 커피한잔 마시니 벌써 항주에 도착했다.
황산으로 직접가는 뱅기도 있지만 기왕이면 중국의 산야도 볼 겸
항주에서 내려 3시간 버스로 달리는 코스로 택했다.

첫날 버스 자리가 삼박사일을 좌우하니 노인네들이 계신데
철판깔고 먼저 뛰어 올라가 둘째칸에 앉았다.
어디든지 앞자리는 가이더 자리이니까....
노인네 두분은 가이더 자리인지 모르고 얼른
앞자리에 앉으셨다가 맨 뒷자리로 다시 옮기셨다.
내가 일어 나고 싶었으나 워낙 멀미를 하니 어쩔수 없이
둘째칸에 앉아 갈수 밖에 없었다.

항주에서 황산가는길은 아주 신나게 잘 뚫려 있었다.
주위 경치도 좋고 차도 없어 뉘엿 해가 지고 나니

산적이라도 나타나면?
아프카니스탄 처럼 탈레반 같은 무리들이 나타나면?

은근히 겁도 나고 휴게소 화장실도 얼마나 크고
사람도 없는지 어둑어둑한데 그동넨 불도 안킨다.

거리에 사람은 많으나 불을 안켜 몹시 어두웠다.
황산에 늦게 도착해 저녁을 먼저 먹고 호텔에 들었다.

9월9일 일요일
이른 아침을 먹고 버스를 한시간쯤 타고가니 웅장한 산세가 보인다.
오기전에 얼마나 인터넷으로 공부를 많이 했는지
언제 한번 와봤던것 처럼 친근하다.

입구에 대나무로 그늘이 져있고
케이블카를 타려니 한참 기다려야 할것 같다고
VIP용 케이블카로 단숨에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해 멀리는 잘 안보이고
비도 아니고 눅눅한것이 우비 입기도 뭣하고
좀 찝찌부리 하였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좀 가슴이 답답했다.
이곳은 해발 1700고지 이므로 숨찰 걱정은 안했는데 말이다.
그래도 한숨쉬고 주위 경치도 보면서 올라가고 싶은데
누가 따라 오는지 기급사팔을 하고 가이더가 데리고 올라간다.

제일 앞에서 시작했으나 점점 뒤쳐져 꼬래비가 되었다.
난 원래 올라갈 땐 아주 천천히 걷는다.
숨도 차고 각자 자기 체질대로 걷는것이므로 절대 무리 하지 않는다.
아니 근데 저기 좀 나이 들어 보이는 할미들은 워째 저렇게 날라들 가시는지....
우리 딸이 쪽팔린다고 내 배낭을 짊어 지고 걷는다.

다섯걸음 걷고 쉬고 다섯걸음 걷고 쉬고 이러니 내가 가서 합류하면
내빼고....씩씩대고 합류하면 또 내빼고...
경치고 뭐고 따라 붙느라고 정신이 없다.

가이더가 뭐...뭐...뭐 이러면서 설명하는데
좀 알아들을 만한 거리에 가면 벌써 끝내고 움직인다.

에고~에고~ 돈많이 벌어서 혼자 뎃구 다니는 가이더랑 오던지 해야지
갸 꽁지만 보다가 시간 다 갔다.

난 첨엔 서해대협곡 트레킹을 하려 했다.
근데 떠나기 한달쯤 전에 발을 삐었다.
그러니 한동안 걷기 운동도 못했고
숨쉬기 운동만 했으니 그렇지 않아도 무거운 몸이 얼마나
무거웠을 것인가.

할수 없이 깊은 산은 포기하고 그저 산 등성이 한바퀴
도는 코스인데도 이렇게 숨이 찼다.
그 와중에 화장실은 왜 그리 자주 가는지...
나도 날 잘 모르것다. ::(

그들은 무섭다.
그 높은 곳에 돌을 날라 돌계단을 쌓았다.
그러니 암만 사람이 많이 올라와도 흙이 무너지지 않는다.
군데군데 공안원 같은 사람들이 지키고
짐나르는 사람들은 그짐을 긴장대를 이용해 나른다.

아름다운 경치보다 주위가 너무 잘 정돈 되어 있어
앞사람 꽁지 따라 다니다가 뭘 봤는지 모르것다

종일 오르락 내리락 숨을 껄떡대며 돌아다녔다.
한바퀴 휘 돌고 서해대협곡 입구까지 가는데
머릿속에서 꽝꽝 소리가 난다.
내 용량은 넘어선 듯 싶다.
니덜 다녀 오라하고 경치 좋은 길목에 주저앉아
배낭을 뒤져 귤,밤,양갱,쵸코렛,사탕,....
닥치는대로 씹어 삼켰다.
잘못하다간 신문에 나게 생겨서 내가 나를 중지 시켰다.

앞에 가시는 인간님들은 인간도 아녀~! 이러면서...ㅎ

퍼질러 앉아 한참 쉬고 나니 그들이 돌아온다.
무지 좋았다나?

기려~! 나도 무쟈게 맛있는것 많이 묵어서 기운난다.U~E~C~!

다시 케이블카를 VIP쪽으로 내려와 비취계곡으로 간다.
(기냥 호텔로나 가지~!)

중국영화<와호장룡> 촬영지라고 들썩거리는데
가보니 정말 계곡물은 비취색이었다.
일행이 발을 씻으려고 신을 벗으니 공안원이 말리더란다.
얼마나 관리들을 하는지 깨끗하긴 하나 지키는 눈이 많아 무섭기도 했다.
거기까진 2K정도 걷는데 거의 평지 수준이라 힘들지 않았다.

이상 야리꾸리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는데
도저히 넘길수 없어 갖고 간 햇반에 김싸서 먹었다.

9월10일 월요일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항주로 넘어간다.
올때 깜깜해져서 못 보던 곳을 다시 자세히 보며 지나갔다.

도로도 넓고 깨끗하나 차가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새로 닦은 고속도로란다.
깊은 시골을 지날 땐 우리나라 초가집 처럼 무너져 가는듯한 집들이 많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인도보다 많이 富해 보인다.

새로 지은 집들도 많다.
그곳은 집들이 작은 연립같다.
3층으로 되어 있고 한층에 문이 서너개 씩 있는것 으로 봐서
몇집 씩 같이 지내는것 같다.

항주에 도착해 西湖에 들렀다.
날씨가 좀 덥고 사람도 많다.
넓은 호수에 보트가 배터리로 가는것이라
조용하면서도 고즈넉하다.

공해때문에 많이 애쓰는 것 같다.
이점은 우리도 배워야 한다.

우리나라 한강 처럼 사람이 주위에 무지 많다.
가이더 꽁지 놓칠까봐 주위 경치보기가 겁났다.

가이더가 西湖에 대해 뭐라구 뭐라구 설명 해줬는데
난 원래 재미 없는건 잘 안듣는 습관이 있어
왜 생긴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인공호수 인것 만은 사실인것 같다.

저녁식사를 하는데 내가 갖고간 단무지와 깻잎이 인기였다.
믹스커피도 갖고 가서 계속 보온병에
커피 담아 갖고 다니며 홀짝대고
생수도 20병 갖고 가서 물도 고프지 않았다.

짐은 많았지만 일전에 인도 갈 때
다니면서 물을 사먹으니 비싸기도 했지만
물맛이 션치 않아 좀 고생 스러웠다.

배아플까봐 무척 조심하며 다녀 몸은 좋았다.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식식대고 쫒아다니느라 딸 하고 진솔한 대화도 못해
좀 미진했는데 마침 둘이 똑같이 잠을 설쳐 밤을 새고 얘기했다.

어릴 때 더 큰사랑을 못해준 것에 대한 나의 후회에
딸은 엄마의 사랑은 넘치도록 받았다고 응수했다.

다만 엄마와 잠깐 떨어져 있을 때 늘 배가 고팠었다고....

아~! 가슴이야
여행의 白眉는 이것 이었다.
난 딸을 꼭 끼어 안았다.

널 잠깐이라도 배고프게 해서 미안했다고....
그러나 배불렀으면 지금 보다 더 뚱뚱했을꺼라고~하며
나를 달랬다.

9월11일 화요일
항주에서 뱅기타고 샌드위치 한쪽 먹고 커피 한잔 마시니
인천공항이다.
딸은 시댁으로 애데리러 가고 난 혼자 반겨주는 사람 없는 내집으로 돌아왔다.

사돈 어른들께선 버스 정류장까지 애 데리고
마중 나오시고 집에 데려가 냉면 만들어 먹이시고
분당 집에 까지 데려다 주시곤 자는 애안고 집에 까지 올려다 주셨다.

하~! 자기 팔자대로 사는거지 뭐~!!!(x23)

에고~! 내년 북유럽 가는 새끼줄이나 꼬아보자.(x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