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며칠간 친구들과 남해안 여행을 했다.
떠나면서 갸네덜은 남편,아들,딸, 며느리,등등
계속 안부 전화가 온다.

여행다니면서도 집안일을 처리하고들 다닌다.
난 파출부나 학원이나 급한일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고 하고 떠났다
지난번 한계령 오색에서 고립됐을 때 하도 자주 다니니
딸한테 미안해서 1박2일 이므로 얘기도 안하고 떠났더래서
나중에 고립된 것을 딸이 알고 서운해 하길래
이번엔 미리 일주일 간다 하고 떠난것이다.

울 딸은 워낙 무심한 성격이라 오사바사 전화를 잘 안한다.
그러려니하고 남들 전화 받는것을 들으며 빙그레 웃기만 했는데
슬며시 부아가 치밀기 시작한다.
내 전화는 일체 울리지를 않는다.
한번 기둘려보자~
언제 전화 할 것 인가?
갸네덜이 손주들 안부 묻는데 부럽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전화 안하면 졸때루 은범이 보러 안간다 하며
혼자 소설을 쓰고 있었다.

근데 시간이 갈수록 오목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이건 또 뭔 증세인가?
소화하곤 다른것이다.
운전할 땐 괜찮다가 애덜 전화하고 웃는소리 들으믄 더 아픈것이다.
이건 또 뭐 씨나락 까먹는 병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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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원인을 알아냈다.
은범이가 보고픈 것이다.
목소리라도 듣고픈 것이다.

친구덜은 이 기회에 혼 좀 내라고 하며 전화하지 말라지만
가심(心)이 아픈데 워쩌란 말인가?
기 싸움해 가며 시간을 보내란 말인가?

떠나고 나흘 째 되는날 드뎌 백기를 들었다.
딸은 아무렇지도 않게 "재밌어~?" 할 뿐 이다.
은범이 안부를 묻자 신나서 "이 났어~아랫니 두개~!!!
은범이한테 전화를 대라고 했다.
노래를 불러줬다

"웅얼 웅얼~꺅~!"하며 대답한다.

오목가슴 아픈것이 씻은듯이 나았다.

오는길에 피곤했지만 에미없이 아줌마 손에 있을 울애기
생각해서 딸네 들러 자는 놈을 깨워 손꾸락을 입에 넣어
이빨을 만져보고 실컷 놀아주고 왔다.  (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