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1일 (시원하며 맑은날)

핼미본분을 다하느라 아침 10시에 출발하자고 했다가
퉁박만 받고 새벽 5시에 출발한다.

별이 총총한데 우린 지하주차장에 모였다.
언니는 안나씨와 함께 4시30분에 와계시고
내친구 위선이는 서방님이 잠 설쳐가며 데려다 주시고
내여행 파트너 인숙이는 여전히 15분 늦었다.

별만 가득 떠있는 밤하늘을 머리에 이고
미명에 우리는 출발한다.
일찍 오는 분들을 위해 고구마,계란을 찌고
뜨거운 물과 커피를 담았다.
차안에서 입운동이 시작된다.

두달전에 한번 뭉쳤던 팀이라 다시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새팀원 위선이는 5기친구이면서 나으 초등동창.
그아이랑은 눈만 썸벅해도 통한다.

경부에서 영동으로,
영동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선다.

날이 환하질 않아 치악휴게소까지 내가 운전한다.
치악에서 아침을 먹고,
모두 우동을 드시는데 난 무조건 밥이다.
것도 찐한 양지머리곰국이다.ㅎㅎㅎ

아침 먹고 나오니 여명이 펼쳐진다.
모두 한마디씩한다.
이시간에 여기 있는것이 이상하다고...ㅎㅎㅎ

인숙이가 운전대를 잡고 신나게 달린다.
난 옆에서 눈도 못감는다.
틈만나믄 달려버리니까....
조금씩 환해지니 더 밟아댄다.
나으 잔소리가 시작된다. 

제천을 지나 영월싸인 나오길 기다리니
영월싸인이 영~안나온다.

홍홍 거리며 가을에 취해서 길을 지나쳤다.
나목들이 즐비한데 숲속까지 깊이 볼수 있어
은밀한 느낌이 든다.
 
에라~모르것다.
바로가서 꺼꾸로 나오나 ~
꺼꾸로 가서 바로 나오나 ~
보는건 마찬가지이니 봉화로 나가
태백뒷길로 들어선다.
지난 9월에 올때와 사뭇 느낌이 다르다.

마지막 경치로 생각했던 <구문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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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과 백룡이 싸웠다는곳.
계곡물이 콸콸~! 아주 뱃속까지 시원했다.
인숙이는 동작이 빨라 저~기 꼭대기 전망대 답사까지 하고 왔다.

우리는 그곳에 땅한평씩 사다가 관리하는 아저씨한테
걸려 디지게 혼났다.emoticon

태백시내를 통과한다.
하도 자주와서 눈에 서언하다.
그곳은 여전히 조용하고 깨끗하고 산은 웅장하고
저~꼭대기 풍차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다.

함백산이 바라다보이는곳 <만항재>를 지난다.
자동차로 오르는 백두대간 고갯길, <만항재>

우리나라 최고()의 고갯길  해발 1330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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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항재>에서 바라본 함백산은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건너편
함백산으로 올라간다.
봉화부터 길이 험할까봐 운전대를 잡으니
산으로 올라가는길이 좀 피곤했다.

그러나 조금씩 보이는 서리가 날리면서 언 모습은
그자체가 예술이었다.

차안에선 난리가 났다.
차세우고 사진 찍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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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올라가는데 긴장하니까 빨리 올라가고 싶었다.
내려오면서 찍자고 달랬다.

이곳을 오면서 늘 느끼는점은 올라갈수록 나무나 산은 안보이고
나하고 하늘이 맞닿아 있는것 같다.
소릿꾼 장사익의 <하늘로 가는길>이 이러지 않을까?

산꼭대기는 더 절정이다.
눈인줄 알았던것이 서리들이 언것이라
밤새 칼바람에 서릿발이 휘날리니
그모습이 그대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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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구름에 휩싸인다.
아래를 못보아서 어쩌나하는데 실쩍 실쩍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시간을 끌고 있으니 완전히 걷혀 멀리 소백산까지 보인다.
모두 내발아래 있다.으흐흐흐흐...emoticon

오장육보가 시~~~원하다.
찬바람에 머릿속에 쌓여있던 걱정.근심 모두 사라진다.
모든 시름을 이곳에 내려놓고 내려간다.
내려오며보니 30분정도 머물렀었는데 그새 서리가 녹고 있었다.

내려가며 인터넷에서 뽑아온 유명한 맛집을 물어물어 찾아간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연탄난로가 있는
창고같은 대기실에서 30분정도를 기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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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고춧가루에 청양고추까지 넣은 고등어조림,칼치조림,
두부조림을 시켰다.

내일생에 그렇게 매운건 첨 먹어보았다
물반 먹고 조림 반먹고....
추가로 밥한공기 더먹었다.
속이 착 가라앉는것 처럼 시원했다.
다음 여행 올때도 들러야 겠다.
입이 얼얼했다.

다음 행선지로 가자하는걸 그냥 휴양림으로 향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돌아댕기니 슬슬 영육이 풀리는걸 느낀다.

휴양림에 예약한 방은 4인실 30000원 짜리인데
5명이 가니 우리 어릴때 택시탈 때 숨는것 처럼
내친구가 그큰덩치를 꾸겨가며 숨는다.ㅎㅎㅎ

그들은 나와보지도 않고 디려다 보지도 않는데 말이다.

휴양림 들어가는곳은 아주 고즈넉하다.
물소리만 들린다.
난 이런 곳을 좋아한다.
숲속에 사람없고 따뜻하고 한갓진 곳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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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방은 잘잘 끓는다.
우리가 오는 시간에 맞추어 난방을 한 것이다.
얼마나 감사한지...

이불이 4인용이니 한채가 모자라 내가 내이불,베개
수저 한개를 더 갖고 왔다.

힘들이 남아도는지 산위로 등산을 간다 한다.
나는 이미 널브러졌고 결국은 저녁밥은 내차지다.
시상에 실컷 운전 시켜먹고 저녁밥까지 하라구~~~???emoticon (18.18.18.....)
착한 안나씨가 같이 있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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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한테 물려 죽은 사람들 무덤을 간다는데
호랭이나 만나라~~~~!!!emoticon

했지만 점점어두워지니 슬쩍 걱정도 된다.
진짜 호랭이 한테 물려가믄 워쪄?

다시 별이 뜰 때 밥 다된 다음에 쨘~!하고 나타난다.
밥먹고 나더니 그래도 힘이 남아 근처 슈퍼에 가서
부칭개꺼리를 사온다나~?

니 맘대로들~하세요~!emoticon

11월12일 (쨍하니 이쁜날)

잘잘 끓는 방에서 산후조리하며 잘~잤다.
새벽3시에 뭐가 톡톡  부숴지는 소리가 난다.
언니하고 안나씨가 땅콩으로 개식사를 한다.

참 울언니는 여행체질이다.
그냥 다니시는것이 아니다.
사진찍고 즐기며 다니신다.
대단한 여행가다.
그러니 싼티아고에서 하루에
40릿씩 걸으셨지.....emoticon 

쌀을 있는대로 다 밥을 하고 된장찌개해서
아침을 먹고 남는것을 코펠에 담는다.
아무곳에서나 펼쳐놓고 먹을 요량이다.

우리 <봄날>식구들과 27평짜리 18인실에서
하루만 자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완전 한채를 빌리는거다.
방이 4개에 주방과 화장실이 2개씩이다.
꿈은 이루어지는것 이니 꿈으로 남겨둔다.

오늘의 일정이 시작된다
다시 태백시내를 통과하며 <황지연못>에 들른다.
시내 한복판에 있다.
이곳에서 낙동강이 사작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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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물이 퐁퐁 솟아 나오는것이 보인다.
그 물위에 낙엽이 한가로이 떠다니는 모습이 이채롭다.
사람이 없어 더 운치있다.
명경지수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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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장 <예수원>으로 향한다.
대덕신부님이 세우신 기도처이다.
성스러우며 조용하다.
늘 오면 번갯불에 콩볶 듯 휘둘러보고 갔는데
오늘은 기도도 좀하고 둘레둘레 둘러본다.
언니가 무척 좋아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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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룡소>로 향한다.

하늘은 구름한점없이 맑다.
사람의 그림자도 없이 청량한 <검룡소>로 들어선다.
위선이와 나만 들어간다.

지난번 9월보다 더 아름다운듯하다.
나뭇속이 다 들여다 보이고
들어갈수록 하늘 빛은 더 곱다.
계곡을 옆에끼고 30분 걷는다.

물이 조롱조롱 뿜어 나온다.
한강으로 들어가는것이다.

오솔길을 걸어 우리둘이 돌아나온다.
한폭의 수채화다.

풍차 풍력발전소로 올라간다.
산꼭대기에 있어 계속 低단으로 운전한다.
산등성이엔 43만평의 황량한 배추밭이 농사를 끝낸채
배를 드러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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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 왔더라면 장관이었을텐데.....

꼭대기에 올라 된장찌개에 남은것을 데워 점심을 먹는다.
산을 내려깔고 앉아 먹으니 그 맛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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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풍차들의 행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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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아래 함백산이 내려다 보인다.
함백산의 상고대는 다 녹아 버렸다.
우린 깜짝할새에 상고대를 즐겼던것이다.

함백산에서 바라본 풍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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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동재 <금대봉>으로 향한다.
그곳은 일년내내 출입금지라 몇번이나 퇴짜 맞았던 곳이다.
몬들어 간다고 엄살을 부렸는데 기어이 뒷꼭지를 흔들어 그앞에 까지 갔다.
인숙이가 살랑거리며 가서 뭬라고 줏어 삼켜는지
관리인 아자씨가 활짝 웃으며 빨리 갔다 오라한다.

우린 때는 이때다 쏜살같이 들어가 양쪽에 철쭉나무가
가득한곳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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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대봉까지 오르면 백두대간이 다 보이는데
다른 공무원이 우리 들어간걸 알고
쫒아온다.
금대봉을 포기하고 땅한평씩 사고
언니는 황금 땅을 샀다.
근데 그 땅산곳에 카메라를 놓고 날래날래
내려오다가 다시 들어가 갖고왔다.

흐흐흐 언니~! 두번째유,
고거 그곳(?)에 파묻혔으면 워쩔뻔 했슈???emoticon

5월15일에 철쭉제로 개장한다고 한다.
그때 또 와야지~ㅇ.

이젠 돌아가야 한다.
영월 쪽 지름길로 가려하니 무슨 훈련중이라고 돌아가라 한다.

에라~!
또 시내를 통과한다.
재래시장에 들러 강냉이 한보따리를 산다
홍어 말린 걸 파는데 얼마나 큰지 강호동 엉뎅이 만하다.

영월쪽으로 가는길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날도 춥도 덥도 않고 눈도 안오고
산은 온통 갈색이다.
여행은 11월이 제격이다.

산을 내려와 운전대를 넘겼다.
쉬어야하는데 입은 여전히 궁싯대며 돌아간다.
나도 참 못말리는 수다쟁이다.ㅋㅋㅋ

영월 좀 지나 나는 길을 잘 알고 인숙이는
초행길이며 날도 어두워져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서울까지 논스톱이다.

영동에서 중부로 오는도중 길이 막힌다.
국도 안막히는곳을 찾아
다시 외곽순환으로 들어선다.

4시간만에 분당에 도착했다.
안나씨가 맛있는 저녁을 쏜다.

설렁탕으로 순대를 채우고 우린
다음 여행 날짜를 잡는다.

다음 여행지는 남해쪽이다.

크크크 <둥이들의  화려한 행진>은  이제 시작이다.~~emoticon